매일신문

생계형 범죄 다시 늘어나

지난 22일 오후 주부 정모(21)씨는 달서구 이곡동 이마트 성서점에서 분유, 유아용 로션 등 유아용품을 훔친 뒤 포장해 몰래 들고 나오다 보안요원에게 붙잡혔다. 240만원짜리 단칸 사글세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정씨는 좋은 유아용품을 한살배기 아들에게 사주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 훔쳤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마트 성서점에 따르면 11월 들어 30여명의 주부들이 물품을 훔치다 적발되었다. 이는 지난달에 비해 20~30% 증가한 것으로 도난사건이 점증추세여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우방부도와 삼성상용차 퇴출 등으로 지역경제 사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생계형 범죄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고용효과가 큰 지역 건설회사들의 잇단 부도로 대거 일자리를 잃은 일용 인부 등 중하층 서민들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사회복지 및 안정측면에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노동일로 생계를 이어오던 문모(28·주거부정)씨는 22일 새벽 서구 내당1동 ㅎ숯불가든 문을 부수고 침입하려다 경비회사 직원에게 덜미를 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문씨는 최근 일감이 없어 끼니를 거르자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점 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모(39·주거부정)씨도 지난 8일 새벽 서구 비산7동 ㅇ식당에서 음식값도 주지않고 의자를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리다 경찰에 입건됐다. 식당주인 서모(33)씨는 "김씨가 '난동을 피울테니 경찰에 신고해 교도소에 보내달라'고 읍소해 그냥 가라고 했으나 소란을 피웠다"고 전했다.

안모(22)씨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난달 7일 친구 장모(24·북구 칠성동)씨 집에 들어가 2만원이 든 저금통을 훔치고 장씨가 일하는 가게에서 오디오 등 4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턴 혐의로 북부경찰서에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의식주 해결을 위한 범죄가 다시 늘고 있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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