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계좌…내년말까지 가입 가능

다음 달부터 근로자주식저축이 판매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자금이 100조원에 이르고 주가가 지나칠 정도로 떨어졌다는 점 등을 들어 근로자주식저축으로의 자금유입이 기대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주식투자자들은 정부가 증시를 살리기 위해 '고육책'의 하나로 내놓은 근로자주식저축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근로자주식저축 '메리트' 많다=근로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1인당 1계좌만 허용되며 내년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한시상품이다. 목돈을 한꺼번에 예치하는 일시납부, 여러차례 나눠넣는 분할납부 모두 가능하며 1인당 가입한도는 3천만원.

이 상품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이자와 배당소득도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주식투자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하고싶은 직장인이라면 근로자주식저축에 가입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주식투자 중인 경우 증권사 주식계좌에 들어있는 돈을 빼내 근로자주식저축으로 옮겨놓으면 주식거래는 종전과 같이 하면서도 저축금액의 5.5%를 그냥 챙길 수 있다. 또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현금으로 남아있는 저축금에 대한 이자 3%와 투자된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도 비과세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내로 이 상품에 한도(3천만원)까지 가입하는 근로자는 올해와 내년 두번에 걸쳐 165만원씩(세액공제 150만원+주민세 공제효과 15만원) 등 모두 330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고객예탁금 이용료율 3%(비과세)를 더하면 연 수익률이 8%를 넘는다. 수시입출식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세후수익률 연 5.43~5.68%보다 높으며 비과세국공채펀드(연 7.24%)보다 유리하다.

▲ 증시부양 효과는 '미지수'=정부는 이미 과거 두차례에 걸쳐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근로자주식저축을 통해 증시부양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 92년 7월 조세특례제한법을 적용해 1년 시한의 저축상품으로 근로자주식저축제를 실시했으며 96년 10월에는 증시부양을 위해 모든 근로자를 대상으로 1천만원 한도에서 97년말까지 시행키로 했다가 외환위기로 증시가 폭락하자 종료시기를 98년말로 1년 연장하고 한도 역시 2천만원으로 상향조정했었다.

이번 근로자주식저축 부활을 통해 재정경제부는 2조원 내외의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최대 3조원 규모의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때 12조원선에 달했다가 현재 7조원대로 줄어든 증시의 고객예탁금규모를 생각하면 증시부양에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제는 근로자주식저축 자금 중 실제로 주식을 매수할 돈이 얼마나 될 것이냐는 점이다. 이 상품의 주식의무 편입비율은 30%이상으로 정해졌다.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경우에는 주식투자 자금이 늘어나겠지만 반대일 경우라면 주식투자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근로자주식저축 제도는 실기한 느낌이 없지 않은 데다 매수부재 못지않게 세계경제의 하락추세, 환율급등 등으로 그 효과가 반감될 것 같다"며 "다만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계기가 된다면 증시 체력보강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