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쇼지키(正直)"의 허구

건국후 상당한 세월이 지나도록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가 정직한 사람의 대명사를'일본인 성격'혹은 '쇼지키'라 했고 젊잖고 지성적인 사람을 '영국 신사'라고 했다. 일류국가의 본받을만한 국민성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본과 영국의 국민성은 실제로 훌륭한 측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제국주의 시절 자국민의 우월성을 식민지 국가 백성들에게 심어주기위한 과대포장적 이미지 조작으로 그렇게 알려졌던 것이다. '1984년'이란 소설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미얀마(당시 버마)에 대한 영국의 식민지배를 체험적 소설로 남긴 '식민지의 사계(四季)'에서 비인간적 영국인의 모습을 지적하며 이같은 '영국신사'란 말을 힐난한 바 있다. 그러나 2차대전 전후를 막론하고 저명 일본인에의한 일본인의 허구적 '쇼지키'정신을 비판한 글을 접하기는 어려웠다. 최근 '다니 순제이'라는 저명한 일본 중견도예가가 세계적 명품인 한국고려청자의 맥을 이었다고 속여 고려청자 전문가로 행세한 사기극은 어처구니 없다. 한국 무명작가의 작품을 자기 것인양 속여 고려청자 복원의 업적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시(市)의 최고상을 받고 심지어 일본의 국립박물관 전시는 물론 일본 정부후원으로 빈에서 개인전까지 열어 거짓의 극치를 드러냈다. 일개 사기도예가를 두고 일본 국민성과 연결짓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후 일본의 흐름을 보면 이같은 거짓이 우연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은 이제 한국.중국 등 이웃나라 학자들로부터 황국사관과 국수주의의 미화를 위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같은 역사조작에 호응하듯 일본 고고학계의 기린아로 등장했던 후지무라의 '70만년전 유물조작'은 거짓의 압권이었다. 한때나마 일본적 '쇼지키'를 본받고자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할 말을 잊을 것 같다홍종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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