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승현게이트 의혹의 인물들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27)씨 금융비리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번 사건에서 진씨 못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숨은 '주역들'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진씨에게 한스종금(옛 아세아종금)을 헐값에 넘긴 대한방직 전 회장 설원식(78)씨 부자.

검찰은 설씨 부자가 지난 4월 대출만기 유예 등을 담은 이면계약까지 맺으면서 아세아종금을 단돈 10달러에 넘긴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경위를 집중 조사중이지만 설 전 회장이 지난 7월 신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 귀국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벽에 막힌 상태.

검찰은 설씨 부자가 아세아종금으로부터 동일인 대출한도 397억원을 넘겨 1천400억여원을 대출받은 것과 대한방직 계열사 명의 등 차명계좌를 통해 갖고 있다 진씨에게 아세아종금 주식 620만주를 넘긴 것도 자사주취득 규정 위반으로 모두 명백한 불법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설씨 부자가 대출금 상환을 최대한 늦추고 당시 퇴출위기에 놓인 아세아종금의 회생을 통해 모기업인 대한방직을 지켜내기 위해 진씨에게 아세아종금을 넘겼고, 이 과정에서 금감원 등 정.관계 로비를 주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검찰의 시각이다.

특히 설씨 부자가 증권사 간부 출신으로 8년간이나 금융계를 떠나 있던 신인철(59.한스종금 전사장.구속)씨를 아세아종금 상임감사 자리에 앉힌 것도 진씨와 마찬가지로 신씨를 '로비스트'로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금융계에 나돌고 있다.신씨는 이후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하자 '금감원에 인맥이 있고 여권인사와도 잘 안다'는 이유로 사장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진씨와 함께 리젠트증권의 주가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리젠트증권 고창곤(38) 전 사장도 검찰이 주목하는 인물.

고씨는 홍콩에서 만난 i리젠트그룹 짐 멜론 회장에 의해 산업증권 대리에서 일약 리젠트 증권 사장으로 발탁됐다.

지난 6월 진씨를 i리젠트그룹 짐 멜론 회장에게 추천해 코리아온라인(KOL) 대주주로 참여시킨 고씨는 리젠트증권을 통해 진씨에게 280억원을 부당 대출하고 진씨와 함께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씨의 핵심측근으로 MCI코리아 운영을 주도하다가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잠적해버린 유모 전 대표이사와 김모 전 이사, 열린금고 황규백 사장 등도 의혹이 쏠리는 인물들이다.

유씨는 지난해 1월 MCI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 자금을 담당하는 등 핵심역할을 해왔으나 현재 연락두절 상태이고, 리젠트종금 이사와 한스종금 부사장 등을 거친 김씨도 지난 8월말 일본으로 출국했으며 황씨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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