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국정쇄신과 민심수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청와대 참모와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종합적인 정국상황 보고를 받는 한편 지방 순시를 통해 지역 민심을 직접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통령은 6박7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29일 한광옥 비서실장으로부터 국내여론과 정국상황을 보고받는데 이어 주말에는 서영훈 민주당 대표와 김옥두 사무총장 등 당 4역을 불러 당무현안을 보고받는다.
이어 다음주에는 최고위원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총재 특보단을 초청, 국정 현황과 민심의 추이를 청취하고 이에 앞서 다음달 1일과 2일에는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따라 방문, 지역 민심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민심수렴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국정쇄신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여기에는 현재 민주당내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당정개편 뿐만 아니라 직간(直諫) 시스템의 구축을 골간으로 한 민심보고체계 개선과 경제팀 등 일부 각료의 경질도 포함될 것으로 전했다. 이와 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사람 바꾸는 일은 대통령이 평가해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직개편=여권내에서는 지난번 검찰수뇌부 탄핵안 표결처리의 실력저지를 전후해 민주당 지도부의 정국 수습능력 부재가 분명히 나타난 만큼 수뇌부 교체를 포함한 당직개편은 이제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29일 국회 운영위에서 『비서실에서 (모든 현안을)현실적으로 검토해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보인다.
당직개편의 방향으로는 일단 서영훈 대표를 유임시키고 당 4역(사무총장, 원내총무, 정책위의장, 지방자치위원장)을 교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주말로 예정된 청와대 당무보고때 서 대표와 당 4역이 일괄사표를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
△민심보고 체계=민주당 지도부, 청와대 비서실, 국가정보원 등으로 제한된 민심보고 채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통령에 대한 민심보고 채널이 이같이 제한되다 보니 김 대통령은 듣기에 편안한 정보, 곧 가공된 정보를 제공받게 되고 이는 김 대통령이 민심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초.재선 의원을 대거 포함시킨 새로운 직간 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야당 의원들과의 만남도 수시로 주선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비서실은 이미 야당 의원들과의 만남을 김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정균환 총무가 이를 추진중이다.
△각료 경질=이미 시중에는 지금의 경제팀은 현 상황을 타개할 능력이 없다는 얘기가 일반화되어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현 경제팀으로서는 시장의 신뢰 회복은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실추될대로 실추된 공권력의 권위 회복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검찰 수뇌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얘기도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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