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기업경기가 IMF사태 당시보다 더 힘든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포항공단 업체 대부분이 내년도 수익목표를 올해보다 크게 낮춰잡거나 일부는 아예 경영계획조차 세우지 못한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내년도 순이익 목표를 올해 예상치 1조9천억원보다 37%나 적은 1조2천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총매출액 목표는 2천억원 이상 늘어난 12조원으로 잡고 있어 내년 한해 포철의 장사는 실속면에서는 올해보다 훨씬 떨어질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포철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철근과 빔 및 기타 철구조물 자재를 생산, 건설업에 기업운명을 맡기고 있는 나머지 대다수 철강재 생산 업체들은 경기전망이 워낙 불투명해 내년 경영목표의 윤곽조차 잡지 못했거나 예측가능할 때까지는 아예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하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모업체 고위 관계자는 『기존 거래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인데다 내년도에는 대형 관급물량도 없고, 이에따라 경영목표를 세울 근거가 불투명해 당분간은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일부에서는 대외신인도를 의식해 수요예측과는 전혀 딴판으로 매출목표를 올해보다 10∼20% 높게 잡아 달성가능성에 의문을 낳게하는 업체도 생겨났다. 모업체 중간간부 ㄱ씨(46)는 『경영진은 영업력 강화를 통한 매출액 증대운동을 벌인다는 계획이지만 어디가서 누구를 상대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포항공단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 현재 대체적인 설비가동률은 65∼75%선이지만 다음달부터는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항상의가 조사한 지역 기업들의 내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BSI)은 70으로 나타나 기업인들의 심리적 위축정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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