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방대법원 심리 종료 대권의 향방은

미 연방 대법원은 한국시간 2일 새벽 0시쯤 심리를 시작, 1시30분쯤 종료했다.

0…법정에는 변호사.취재기자.방청객 등 약 400명이 실내를 가득 메웠으며, 고어 측에서는 그의 네 자녀,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 데일리 선거본부장,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오린 해치 상원 법사위원장 등이 나와 방청했다. 대법원 청사 밖에서는 약 2천명의 시민들이 부시 혹은 고어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법원은 법정 내 카메라 취재를 금지하는 대신 심리가 끝난 직후 음성을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했다. 주요 TV 및 라디오 방송사들은 이를 즉각 방송했다.

0…9명의 판사들은 약 90분간 부시 및 고어측 변호인들의 주장을 청취했다. 소송 제기자인 부시측 변호인이 먼저 변론에 나섰으며, 50여분간 계속된 그 변론 중에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과 3명의 판사가 갖가지 질문을 던졌다.

법관들은 플로리다 주 선거 관련 사건을 왜 연방 대법원이 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물었다. 판사들은 "여기는 연방법원이다" "우리는 여기서 연방에 관한 문제를 찾고 있다"면서, "왜 연방 법원이 플로리다 주 선거 문제에 개입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 대법원 판결이 대통령 선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지도 따졌다.

0…판사들은 이어 약 40분 동안 고어측 변호인들의 주장을 청취했다. 이때도 몇몇 판사들은 플로리다 주 대법원이 수검표 결과를 집계에 추가토록 허용한 것이 '선거 후 관련 규정 변경'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등을 물었다.

변호사는 플로리다 주 선거책임자인 주 국무장관이 추후 보고된 개표 집계를 수락할 수 있는 재량권을 지녔기 때문에 당초 개표결과 인증 일자는 '현실적인 시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판사는 "날짜가 바뀐 것은 분명하다"면서, "주 법원에 의해 매우 극적인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이날 양측 변호인의 주장 요지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다.

소송을 제기한 부시측은 시한을 연장해 수검표 결과를 최종 집계에 포함토록 한 플로리다 주 대법원 판결이 "새로운 법률을 만든 꼴"이며, 권한을 벗어난 부적절한 것이라고 주장, 파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반면 고어측은 주 법원이 주 법에 의해 부여된 권한에 따라 내린 결정에 대해 연방 법원이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날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예고하지 않았으며, 판결은 며칠 뒤에나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리가 끝난 뒤 전문가들은 "9명의 판사들이 양측 변호인들에게 던진 질문으로 미뤄 봐 의견이 근소한 차로 양분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0…연방 대법원이 부시측 손을 들어 준다면 플로리다 주 일부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는 무효가 돼, 부시는 지난달 14일 보고 마감된 집계에 따라 930표 차로 고어를 누르게 된다. 이는 사실상 부시의 당선을 선언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

반대로 고어측 편을 든다면, 고어는 법적.정치적 생명선을 연장해 플로리다주 선관위가 지난달 26일 인증한 부시와의 표 차를 뒤집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물론 그럴 경우에도 오는 12일까지로 돼 있는 플로리다 주 선거인단 선출 시한 안에 재검표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연방대법에서 패배할 경우엔 다른 싸움에서도 매우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