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쇄신 방울 누가 달까",2일 청와대 민주당최고회의

당정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민주당의 향후 구도가 2일 오후의 청와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잦은 해외출장 이후 처음으로 갖게된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쇄신의 기본 골격이 어느 정도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당정쇄신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정쇄신책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흩어진 민심과 위기의식을 가감없이 전달했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위원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나름의 당정쇄신 방안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다. 가급적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측근을 불러 당정쇄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언론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다른 최고위원의 강연내용이나 접촉인사 등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밤에는 서영훈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 워크숍을 가졌다.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김중권, 한화갑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모두 참석한 위크숍에서 당 쇄신책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가 오갔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최고위원 한 사람은 "정책실패와 경제난으로 인해 현 정부에 반감이 심각한 형편이다"면서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기국회 후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은 "할 말은 하겠다"면서 "당이 처해있는 모습 그대로를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 주변에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다. 현 상황에 대해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 모두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부터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이가 몇이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청와대 최고위원회의가 지금까지 대통령의 일방통행에 가까운 훈시와 질책으로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과연 여과없는 여론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정 쇄신의 핵심은 실세(동교동계) 퇴진인데 당내 역학구도상 이 부분에 대해 누가 내놓고 얘기 했겠느냐"며 당 안팎의 부정적인 시각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의식에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설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당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