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민 2만5천여명, 의성서 집회,농촌회생 합의점 못 찾아

【의성】농가부채특별법 쟁취와 농축산물 가격보장을 위한 경북농민대회가 2일 5천여명의 농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의성에서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의장 김실경)은 2일 오전 11시 의성읍 후죽리 우회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농가부채 특별법 제정 △농축산물 가격보장 △개방농정 철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중단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등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집회에는 정광훈 전농의장, 정해걸 의성군수, 정창화 한나라당 원내총무, 이상배 한나라당 경북도지부장, 권오을 국회 농수산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김실경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최근의 농정 실패와 농가 부채로 전국의 농촌이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치논리에 집착하지 말고 「농가부채특별법」제정에 앞서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 농촌회생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경북도 연맹은 『우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한 뒤 농림부장관 해임, 지난달 농민대회 관련 구속 농민 석방과 추가 사법처리 방침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민들과 상여를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한편 산림청 헬기로 이날 오전 의성에 내려온 한갑수 농림부장관과 정창화 총무, 이상배 지부장, 권오을 의원은 농민단체 임원들과 의성군청에서 집회에 앞서 긴급 간담회를 가졌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폭력사태와 관공서 점거 등을 우려해 22개 중대 3천여명의 병력을 대회장, 군청 등 각 관공서, 정당 사무실 인근에 배치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행사장 주변은 물론 의성으로 들어오는 길목 곳곳의 차량 출입이 통제돼 일대 교통이 혼잡을 빚었고 영천쪽으로 가던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전농 경북연맹 전성도처장 인터뷰

『경북 농민 집회는 도탄에 빠진 우리 농민들의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더이상 농촌을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것입니다』

2일의 경북 농민 집회 배경을 전성도(36·사진) 전농 경북연맹 사무처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농촌회생 대책은 이제 정부 의지에 달렸다』며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농민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또 농가부채를 고민해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연일 신문을 메우고 있는데 정부의 농촌회생 대책은 한 마디로 농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농민들의 일반적인 시각. 전 처장은 『농민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 특별법은 농림부 장관 퇴진운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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