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인텔 '안절부절'
세계적인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인텔이 각종 기술적 결함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있다. 가장 최근의 수모는 차세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로 주목받고 있는 인텔의 '펜티엄4' 때문에 비롯됐다.
지난달 하순 인텔은 컴퓨터 제조업체에 보낼 펜티엄4를 선적하는 중 중대결함을 발견하고 제품을 교체하는 소동을 빚었다. 펜티엄4를 장착한 마더보드(motherboard)를 시범테스트하던 연구소는 펜티엄4에 부착된 BIOS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이를 이용한 컴퓨터를 사용할 때 데이터가 중복기록될 가능성을 발견한 것.
비록 이런 결함이 컴퓨터 제조업체인 컴팩, 델컴퓨터, IBM 등에 미리 알려져 문제가 있는 BIOS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컴퓨터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고를 자랑해온 인텔로서는 '머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20일 인텔이 펜티엄4의 공식출시를 선언하자 세계 유수의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칩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적극적인 호응 의사를 보냈었다.
그러나 이번 펜티엄4 사건의 경우 최종 소비자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소한 결함'으로 치부되고 있다.
지난봄 인텔은 자사의 820칩을 기반으로 디자인한 100만여대의 PC 마더보드를 전면 교체하는 대혼란을 겪었다. 잘못된 마더보드 구성탓에 극한상황에서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자료가 뒤죽박죽이 될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또 이 사건이 벌어진 세달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1.13GHz 펜티엄3 생산을 전격중단했다.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이 칩을 사용할 경우, 갑자기 컴퓨터 작동이 중단될수 있다고 리콜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1.13GHz 펜티엄3 칩 생산은 내년까지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시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저가 PC에 적합한 칩 '팀나(Timna)'를 개발하려던 계획이 기술적 문제들로 인해 커다른 난관에 봉착, 폐기할 수밖에 없게된 것이다.
인텔의 복합적 문제는 지난 10월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 및 제조공정의 임원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한달이 못돼 펜티엄4의 결함이 다시 드러난 인텔은 세계 최고의 자리를 AMD(Advanced Micro Devices Inc.)에 내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싸워야 할 처지가 됐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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