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친구들을 돕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동안 다니던 유통회사에서 실직을 했습니다. 다시 직장을 잡으면 반드시 후원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선명요육원에 지난 5년동안 매달 후원금 3만원을 남몰래 보내주던 최모(45·서울시)씨. 보름전 그로부터 더 이상 후원금을 보낼 수 없다는 전화 연락을 받은 원장 강영진(40)씨는 아직도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다시 불황이 닥치면서 105명의 원생이 있는 선명요육원 사무실에는 후원자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와 지로용지가 되돌아와 수북이 쌓여가고 있다. 작년 이맘때 같으면 5, 6개 기업 및 단체에서 500만원의 성금을 맡겼지만, 올해는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보낸 20만원이 전부다. 매달 5천원에서 1만원을 내는 개인후원자도 올 여름까지만해도 월 평균 350명, 500만원정도였지만 지난달에는 170여명, 1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강 원장은 "추운 겨울에 몸이 불편한 원생들의 마음이 더욱 얼어버릴까 걱정"이라며 "직장을 잃고 가계살림이 쪼들리면서 개인후원자들까지 남을 도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제파탄이 이웃사랑도 메마르게 하고 있다.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는 기업·공공기관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단 돈 몇천원이지만 남몰래 이웃을 보살펴온 서민들도 쪼들린 살림에 이웃을 돌볼 겨를이 없다.
수성구 상동 ㅎ 양로원. 지난해 12월동안 개인 및 단체 12곳에서 후원금 및 물품을 보내왔으나 올해는 불과 4, 5곳에서 방문 연락을 해왔을 뿐이다.
수성구 한 아동시설은 개인들로부터 2천원에서 1만원까지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지난 추석이후 후원금이 줄고, 기업 및 고액후원자들은 발길이 끊긴 상태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4억 7천여만원을 모금했으나, 지난 10, 11월 두 달간 모금액은 단 1천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성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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