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되돌릴 수만 있다면….인간의 오랜 꿈이다. 공교롭게도 H. G. 웰즈가 SF소설 '타임 머신'을 내놓아 사람들의 꿈에 과학적인 가능성을 불어넣은 것은 영화 탄생 연도(1895년)와 같다. 그동안 영화는 시간 이동을 주제로 한 숱한 영화를 만들어오고 있다.
'백 투 더 퓨처''타임 캅'….
주파수를 뜻하는 '프리퀀시'(Frequency·2000년작)는 이들 영화처럼 장난스럽지 않다. 같은 모티브의 우리 영화 '동감'이 연애감정을 담았다면 '프리퀀시'는 부자간의 끈끈한 정을 그렸다.
1969년 뉴욕 퀸스의 소방관 프랭크(데니스 퀘이드). 북극광이 드리워진 밤, 무선통신을 시작한다. 1999년 같은 날. 아버지의 기일을 하루 앞둔 경찰관 존(짐 카비젤)은 아버지의 유물인 무선통신기를 발견하고 주파수를 맞춰본다. 낯선 듯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온다. "잘자, 추장" 어릴적 아버지가 자기에게 하던 말이다. 상대가 아버지인 것을 안 존은 믿지 않는 아버지에게 소리친다. 불난 창고에 가지 말라고, 가더라도 다른 길을 택하라고.
아버지를 구했지만 뒤틀린 역사의 고리는 또다른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연쇄살인범에 의해 간호사인 어머니가 죽게되는 것이다.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부자는 무선기를 통해 운명 뒤바꾸기에 나선다.
감독 그레고리 호블릿은 '프라이멀 피어'로 관객들에게 반전의 기발함을 선사했던 인물이다. '프리퀀시'에선 시간의 규칙이 바뀔때 마다 생기는 오류를 반전에 반전을 통해 풀어나간다. 교묘하게 얽혀있는 시간의 축을 30년 미제로 남아 있는 연쇄살인사건과 연결시킨 스릴러적인 맛도 알싸하다.
부자로 출연한 데니스 퀘이드와 짐 카비젤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짐 카비젤은 아버지의 죽음이 늘 가슴을 짓누르는 가운데 고독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아들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상투적인 얘기일 수 있는 타임 머신 판타지에서 느끼는 끈끈한 부자간의 정이 초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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