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거칠어지고 있다.
2일 오전 5천여명이 참가한 의성에서의 '농가부채특별법 쟁취', 구속농민 석방 등을 내건 경북농민대회는 농민들이 한갑수 농림장관과 농민대표 간담회가 개최된 의성군청을 에워싸면서 한 장관이 2시간여 군수실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농민들이 돌과 사과를 군청을 향해 던져 유리창 100여장이 파손됐으며 각목 등으로 군청현관 진입을 시도, 전경 7명이 다치는 등 과격한 물리력이 동원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전국 각 시.군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는 곳곳에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점거, 온 종일 전국이 교통체증으로 홍역을 치렀으며 농민 5명이 구속됐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오는 7일 전농이 전국 시.군에서 또 다시 열기로 한 2차 전국 농민대회는 더욱 격렬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농민들의 이같은 집단행동은 일단 국회 상정중인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에서 7개 농민단체 합의안을 최대한 관철시키려는 압박전술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장관은 2일 의성에서 "장관직을 걸고 농가부채문제를 연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한 장관과 함께 온 한나라당 정창화 원내 총무는 "농민단체 안을 당론으로 해서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토록 정부 새해 예산안과 연계,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부채문제 해결과 관련, 농민단체안은 △정책자금은 5년간 상환유예, 10년 거치 10년 분할상환(금리 3%)△상호금융은 5년거치 10년 분할 상환(금리 5%)△특별법 제정 시점 기준 연체이자 전액 탕감△모든 연대보증 채무 정부 해결 등이다. 이 경우 농민단체는 최초연도 소요예산이 3조7천억원 정도이지만 매년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향후 7년간 정책자금과 5년간 경영개선자금 및 농신보출연 등으로 1조8천여억원의 특별법 제정안을 마련해 둔 상태여서 평행선을 긋고 있다.
배홍락기자 bhr@imaeil.com
사과 던져 군청 유리창 100여장 박살,경북의성 농민대회 이모저모
○…2일 의성역 앞의 경북농민대회에 앞서 오전 10시에 7개 농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한 한갑수 농림부 장관,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와 농수산위원으로 같은 당인 이상배.권오을 의원 등은 짙은 안개로 교통편을 바꿔 예정보다 1시간 늦게 도착. 사회를 맡은 정해걸 의성군수는 『장관과 의원들이 이날 간담회를 위해 국회 참석도 뒤로 한 채 주변 만류에도 불구, 비행기 대신 산림청 헬기를 타고 의성에 왔다』고 말해 이날 대회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우회 표현.
○… 이날 농민대회는 5천여명이 참석, 이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뤄 의성에서 치러진 농민대회로는 최대 인파를 기록. 특히 낮 12시쯤 농민 3천여명은 한 장관과 농민단체 대표들이 간담회를 열고 있는 군청으로 몰려가 사과와 돌 수백개를 던져 유리창 100여장이 파손.
또 일부 농민들은 각목을 들고 청사에 진입하려다 경찰과 충돌, 전경 15명이 다쳤으며 사진촬영중이던 군청직원이 농민에게 맞아 상처를 입기도.
○…간담회를 마치고 12시쯤 곧바로 상경키로 한 한 장관과 의원들은 농민들과 대구·경북 대학생 총연합회 대학생 200여명이 농정실패에 따른 한 장관 공개사과와 면담 등을 요구하며 군청 청사 출입구를 모두 봉쇄, 2시간여 군수실에 갇히는 사태가 발생.
이 사태후 농민들은 의성역 앞 대회장으로 되돌아가 농민대회를 마저 치른 뒤 오후 4시쯤 행사를 종료. 한편 의성군청 마당은 농민들이 트럭에 실고와 버리고 간 사과와 무우 등 농산물로 아수라장을 이뤄 직원들이 소방차를 동원, 오후 늦은 시간 까지 대청소를 실시하는 등 군청은 2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최종 집계.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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