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종연횡·낙점소문 무성

IMT-2000 사업자 선정과정은 한 편의 스릴러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후보업체 담당자들은 애간장이 다 타겠지만 지켜보는 이들에겐 극적 반전을 거듭하는 양상이 사뭇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듯 재미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 컨소시엄이 사업권 신청을 중도에 포기했기 때문에 3장의 사업권은 나머지 후보업체들인 한국통신, SK텔레콤, LG전자에 넘어가는 것이 수순이었다.

물론 이들 세 후보는 동기식을 강력히 희망하는 정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초지일관 비동기를 고집했고, 결국 지난달 비동기식으로 사업권 신청을 마쳤다. 2장의 티켓을 두고 3개 컨소시엄이 다투는 양상이지만 떨어져도 희망은 남아있었다. 내년 초에 동기식으로 다시 사업권을 신청하면 아쉬우나마 IMT-2000 시장 진입은 가능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극적 반전을 시도했다. 사업권 신청마감일에 전격적으로 동기식 사업계획서 신청을 낸 것이다. 만약 하나로통신이 주도하는 한국IMT2000 컨소시엄이 동기식 사업권을 가져가버리면 국내 통신업계 빅3 중 하나는 IMT-2000 탈락이란 고배를 마시는 것은 물론 21세기 정보통신 시장에서 도태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된다.

결과는 정통부의 심사과정에 달려있다. 숨가쁘게 달려온 마라톤은 이달 26일 판가름난다. 과연 누가 비동기식 티켓 2장을 거머쥘 것인지, 하나로통신은 동기식 사업권을 따낼 것인지 등등이 결정된다. '누가 누구랑 제휴하고 누구는 이미 낙점을 받았으며 누구는 떨어진다더라'는 식의 시중에 떠도는 무성한 소문들도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IMT-2000 사업권은 자격심사, 사업계획서 심사, 일시출연금 심사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쥐어질 지 결정된다. 정부는 공정하고 깨끗한 심사를 천명했지만 업체나 국민들은 '정부의 의지'가 사업권 결정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가 한사코 요구했던 동기식을 뿌리치고 일제히 비동기를 선택한데 대한 '괘씸죄'를 누구에게 적용할 것인지를 두고 항간에 소문도 무성하다. 공식적인 심사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사업계획서 심사다. 사업계획서 심사과정은 비계량평가와 계량평가로 나뉜다. 평가방법은 정통부 장관이 사업계획서 비계량평가를 위해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를 20명 이내로 선발,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은 심사항목별 평가결과의 최저점과 최고점을 제외한 점수의 평균점을 부여한다. 심사 사항별로 100점 만점 기준으로 60점 이상이어야 하고 가점을 포함해 70점 이상을 받아야 탈락을 피할 수 있다.

후보업체들은 저마다 자신이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최종 심판의 날은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극적 반전을 거듭해온 IMT-2000 선정과정이 막판에 다시 한번 깜짝쇼를 보여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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