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한 이산가족의 상봉을 지켜보면서 우리들은 또다시 가슴 벅찬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쓰라림을 맛봐야만 했다. 동시에 이렇게 북한은 트집을 잡고 우리는 끌려만 다니는 식의 이산가족 상봉을 언제까지 감내해야 되나하는 당혹감 또한 갖지 않을 수 없다.
2박3일동안 상봉 과정에서 북한이 보여준 언행은 이산가족의 '상봉'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남북 화해의 몸짓이 아니라 의도를 갖고 행해지는 정치 선전같은 느낌을 강하게 준다.
북측 가족들은 서울이나 평양 가릴것없이 남한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틈만나면 '장군님 은덕'을 들먹이고 통일선전이나 체제 자랑에 영일이 없었다. 그런가하면 조선일보 인터넷 기사의 '장군님 만세'요구에 남측 사람들이 머쓱했다는 보도를 문제삼아 평양에 특파된 조선일보 기자를 사실상 연금하다시피 했다니 말이 안된다. 이런식으로 남한도 평양에 가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전한다면 남북 대화가 잠시나마 지속될 수 있겠는가.
이산상봉은 이념과 체제를 떠나 인도적 차원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대전제였다. 그럼에도 북한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통일부장관 만찬에 1시간30분동안 늦고도 사과 한마디 없나하면 민속관 관람 때는100m 거리를 못 걷겠다며 버스 승차를 요구하는 등 투정 부리기 일쑤였다니 기가 막힌다. 더구나 북측단장이 북으로 귀환하기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충식 한적(韓赤) 총재의 일본행을 두고 "몰골이 가련 하다""장총재는 죄에 죽고 올바르게 재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니 장총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북측의 오만 방자한 언행이 기가 막힌다.
장총재가 이처럼 문제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저자세에서 비롯된 것 이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북한이 남북대화를 진전시키고 민족의 화해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이런 식으로 '막된 말'과 트집잡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이 이산상봉 사업을 더 이상 계속하지 않고 판을 깨기위해 자꾸만 문제를 만들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북한쪽의 생각이야 무엇이든간에 정부는 이번 북측의 '행패'에 대해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쉬쉬하고 있다니 이런 식으로는 진정한 남북대화가 어려울것임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지금처럼 이산가족 상봉이 행사성으로 치우쳐 북한의 정치 선전장화할바에야 차라리 서신교환이나 생사확인부터 함으로써 정치성을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마저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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