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主敵 북한 규정 유지

4일 발간된 '2000년 국방백서'는 남북정상회담과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 이후 변화된 한반도 정세를 반영하고 있다.

1967년 이래 올해까지 모두 15번째인 국방백서 발간이 예년에는 9월말이나 10월초면 됐으나, 올해에는 2개월 가까이 늦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백서의 가장 큰 특징은 그동안 정치권 등에서 논란을 빚은 '주적(主敵) 개념' 과 장병 정신교육 문제에 대한 입장을 국방부가 확실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것을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은 남북관계가 일부 진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의 현실적 군사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이 개념을 폐기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장병 정신교육 부분에서는 남북관계 변화에 따른 신축성이 엿보인다.

99년 백서에서는 "우리 장병들은 확고한 주적개념과 대적관을 갖고 유사시 위국헌신하는 군인정신을 행동화해야 한다"고 강한 표현을 썼으나, 이번 백서에서는 그런 자극적 표현은 배제하고 군의 기본임무를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를 보였다.

용어사용도 달라졌다.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에 걸맞게 '김정일'을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으로 공식직함을 붙였다.

북한과 관련해 '벼랑끝 전술' '유훈통치' '무장간첩 침투 지속' '통미봉남 정책'등 자극적 용어는 삭제했고,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북 포용정책'이라는 용어도 정부 공식문서에서는 처음으로 '대북 화해.협력 정책'으로 변경했다.이와 함께 99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한 북한의 군사력 변화 현황을 보강했다.

99년 백서와 비교할 때 이번 백서에서는 북한의 육군전력이 63개 사단에서 67개사단으로, 야포가 1만2천문에서 1만2천500문으로 각각 늘어나고 전투기는 850대에서 870대로, 예비병력은 745만명에서 748만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보완된 내용들은 남북정상회담과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의 내용과 성과,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관련 대책, 그리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한의 입장 비교 및 남측의 군비통제 정책기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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