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재환자 진단 부풀리기 극성

"진단 결과가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까"

영덕에서 멸치잡이 선박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48)씨.

그는 최근 한달째 포항지역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다. 배위에서 작업중 넘어져 다친 선원 이모(23)씨의 진단서가 병원마다 달라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다.

이씨가 강구 앞바다 위에서 다친 것은 지난 10월 27일. 강구의 모병원에 갔더니 손목 인대가 늘어났다면서 4, 5일 치료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씨가 포항지역 병원의 진단을 원해 다음날 포항시 흥해읍 모 병원으로 옮겼다.

어깨결림 등으로 이 병원에서 나온 진단은 2주. 그러나 여기서는 산재 치료가 안돼 이 병원 소개로 다시 시내 ㅇ정형외과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목뼈 아래 쇄골 골절이라며 6주간의 치료를 요한다는 것.

일단 입원을 시켰지만 최씨는 병원마다 다른 진단결과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6주 진단 결과는 납득키 어려웠다. 최씨는 결국 지난달 24일 환자를 데리고 포항 성모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의뢰했다. 특수 촬영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 최씨는 다시 ㅇ병원을 찾아 성모병원 진단 결과를 내보이며 6주 진단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다. 병원 관계자는"오진인것 같다. 죄송하다"며 처음에는 골절로 의심해서 6주 진단서를 끊었다고 했다.

최씨는 그러나 이 병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산재환자가 입원하는 상당수 병원에서 이같은 '진단 부풀리기'가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자신만이라도 진상을 규명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

최씨는 현재 이같은 오진에 대해 그동안 쏟은 정신적, 시간적 보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준비중이다. 또 오진으로 환자를 입원시킨 만큼 치료비 전액을 병원측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 이 때문에 환자는 치료비를 내지 못해 현재 입원중이다. ㅇ병원 관계자는 "최씨는 환자와 병원이 짜고 진단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오진일 뿐"이라고 말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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