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디지털시대 전자화폐-세계 단일통화 가능성

현재 우리는 나라마다 각기 다른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화폐의 등장을 계기로 앞으로 세계 공동의 단일화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세계 각 국의 통화를 신뢰도가 높은 선진국 통화로 대체해야 한다는 통화대체(dollarization) 논의와 함께 장기적으로 세계 공동통화(common currency)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의 은행권, 하나의 전자화폐가 통용되고 통화정책도 공동으로 수행될 것이며 각 국 중앙은행은 신설되는 통합 중앙은행의 일개 지점과 같은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물론 가까운 장래에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20~30년 후 미래를 향한 비전의 의미가 크지만 향후 전자화폐의 발전과 금융시장의 글로벌화 진전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개발 중인 많은 전자화폐 시스템이 세계 시장 석권을 지향하고 있다. 몬덱스화폐의 경우 5개국 복수통화로 가치를 저장해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앞으로 자본자유화의 진전이 계속되고 전자화폐가 개방화돼 누구나 외화표시 전자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를 통한 대외결제가 크게 늘어나고, 특히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세계 어디서나 불편없이 쓸 수 있는 화폐를 그리고 이왕이면 강세 통화표시의 전자화폐를 선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가 점차 환율의 불안정성이 없는 일정한 가치를 지닌 전자화폐의 발전을 바라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공동의 단일화폐가 출현될 수 있다.

'90년대 들어 금융의 글로벌화가 급진전되고 세계 경제의 상호의존성이 크게 증대하면서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현재 외환결제 시스템 및 증권결제 시스템간의 연계 또는 세계 단일 결제시스템의 구축이 추진 중이거나 구상 중에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세계 단일전자화폐의 발전 가능성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미 유로(Euro)단일통화와 범유럽 결제시스템(TARGET, Trans-European Automated Real Time Gross Settlement Express Transfer)이 도입된 유럽지역의 경우 이 같은 단일 전자화폐의 실현 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간 것으로 생각된다.

(탁승호 한국은행 포항지점장.www.e-pa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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