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혼부부들의 마음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예물을 줄이는 것은 물론 하객들을 위한 결혼 피로연이 사라지고 있으며, 떠들썩한 신랑 친구들의 '함지기', 신랑신부 야외촬영도 보기 힘들어지는 등 결혼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내년 1월로 결혼날짜를 잡은 공무원 심쌍욱(33)씨는 "당초 예물비용만 250만원정도 예상하고 있었는데 120만원으로 줄여 잡았고 함도 친구 한명과 함께 지고 갈 계획"이라며 "보통 50~60만원 드는 결혼 피로연도 친구들에게 20~30만원을 주고 치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 결혼식을 올린 정모(28·여)씨는 170만원이 드는 야외촬영 대신 예식스튜디오에서 25만원을 주고 결혼액자를 찍었다. 정씨는 "집을 마련할 때까지 시부모댁에서 1년간 살 계획이며 주위에서도 경제적인 이유로 시부모를 모시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함잡이꾼에게 주는 봉투에 만원권 대신에 천원짜리나 아예 빈봉투를 넣기도 해 '함 인심'도 줄었지만 대체로 이해하는 분위기. 이외에도 백화점 등의 경품추첨, 인터넷에서 비교 쇼핑을 통해 혼수품을 마련하거나 아예 친척들에게 부조금 대신에 혼수품을 하나씩 떠맡기는 '당돌한' 신세대 신혼부부도 늘고 있다.
이달말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조경옥(27·여)씨는 "예단이나 예물 등 허례허식을 줄이고 그 돈으로 살림살이나 하나 더 장만하겠다"며 "해외보다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나거나 아예 부부끼리 차를 타고 배낭여행을 떠나는 실속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한파로 직장이 흔들리거나 결혼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다 실패해 혼수규모를 줄이거나 결혼식을 아예 미루는 사람도 있었다.
결혼정보회사 (주)선우측은 "올 상반기 결혼비용 설문조사에 의하면 부부당 혼수비용으로 7600만원(집값포함)정도가 들었지만 하반기 들어 6~7백만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피로연이나 함들이를 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혼수비용 줄이기가 넓게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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