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을 의회에서 선임하는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던 미국 플로리다 주 상원 존 맥케이 의장이 한국시간(이하) 7일 오전 7시30분쯤 "25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기 위한 특별회기를 주 대법원 판결 하루 뒤인 9일 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이런 가운데 법정에서의 소송도 막바지에 달해, 한국시간 7일 오전 현재 부재자 투표 무효화 요구 소송 심리가 진행 중이고, 내일 새벽엔 플로리다 주 대법원이 2개의 결정적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부시측의 수검표 무효 요구 소송은 이날 고등법원에서도 기각됐다.
◇주 의회의 움직임=법정 다툼 계속으로 시한인 12일까지 플로리다 주 선거인단 이 확정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 주 의회가 대신 선출권을 행사하기 위해 특별회기를 소집한 것이다. 당초 주 하원은 한국시간 7일 특별회기를 소집키로 방침을 정했으나 주 상원이 신중하게 대처한다며 동조를 지연, 9일 열리게 됐다.
주 의회가 선거인단을 선정한다는 것은 곧 부시측의 승리를 선언하는 것과 같은 의미여서, 주 의회 발표 직후 고어측은 부시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와 주 상하원이 '짜고 하는 짓'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부재자 표 무효화 소송=세미놀 및 마틴 카운티 부재자 투표에 대해 민주당원이 제기한 소송 심리는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탤러해시)에서 6일 밤 10시30분쯤 시작돼 7일 오전까지도 진행 중이다.
세미놀 부재자 관련 재판은 니키앤 클라크 판사 주재로 열리고 있으며, 한 민주당원은 "공화당측이 투표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1만5천215표의 부재자 투표지를 무효처리해 달라는 요구했다. 만약 이 판결에서 승소한다면 부시는 4천800표를 잃게 돼 고어가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마틴 카운티 관련 재판은 테리 루이스 판사가 맡고 있다. 이 소송 역시 개인이 제기한 것이며, 판결이 언제 나올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검표 무효소 기각=제11 연방 고등법원(조지아주 애틀랜타)은 6일 플로리다 주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무효화시켜 달라는 부시측 항소를 기각했다. 고법은 "부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연방지법의 결정을 확인했다.
고법은 "부시는 수검표 결과를 포함하고도 플로리다 주 승자로 인증됐으므로 복구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수검표가 재개된다 해도 고어가 반드시 역전승 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부시측이 주장했던 헌법적 측면은 보지 않고 재검표 중단 명령 요청 부분만 기각한 것이라고 고법은 밝혔다.
고법 판사 12명 중 7명이 공화당 행정부 때 임명됐지만 그 중 3명은 부시 패소 판결에 동의했다. 부시측은 데이드.브로워드.팜비치 등 3개 카운티의 수검표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달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소송을 냈었다.
판결 이후 고어측은 "이로써 주 대법원이 추가 재검표 요청을 받아들일 길이 열렸다"고 환영했으나, 부시측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은 채 "추가 항소는 없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외의 재판=민주당 제시 잭슨 목사는 듀발 카운티 투표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잭슨은 "투표지가 혼란스러웠고 유권자 ID카드 등이 없는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가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 주 펜사콜라의 또다른 한 연방법원은 부시측이 제기해 둔 무효처리 부재자 투표지 500표의 유효화 요구 소송을 시작할 것을 고려 중이다.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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