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우리의 보배들

내가 아는 교수 한 분이 사석에서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교육에는 박사들이라서 난 교육에 관해서는 달리 할 말이 없네요"

아마 그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교육관이 '교육=자녀 일류대학 보내기' 정도로 여기는 현실을 두고 말한 것 같다.

돌이켜 보면 공부를 꼭 해야 될 나이에는 공부하는 것이 그저 좋기만 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의대를 일등으로 졸업한 한 친구가 "낙제할까봐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털어놓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공부란 것이 참 이상한 측면이 있다. 공부해야 할 나이가 지난 이후부터 오히려 사람을 끄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다.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없어져서 일까. 공부의 시기를 놓쳤던 사람들이 나중에 무섭게 공부하는 것을 종종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이제 안 해야지" 하면서도 계속 무언가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계속 파고들며 공부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공부가 하나의 일상적 습관처럼 돼버린것 같다.

전문직에서 일하는 한 친구는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늘 뭔가를 끊임없이,적극적으로 공부하는 자세여서 내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친구가 어느 날 "공부만큼 결과가 정직한 것은 세상에 없더라"며 관심있는 또하나의 전문분야를 공부하겠다며 용감하게 해외 유학을 떠났다.

이제 곧 본격적인 대학입시철이 시작된다. 일단 대학에 붙고보자는 식의 눈치작전보다는 정말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볼 때다.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해야 대학생활이 즐겁고, 평생 공부하는 자세를 지닐 수가 있다. 그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때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보배같은 사람이 될 수가 있다.

경동정보대 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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