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찰청 고위간부인사를 두고 '호남독식'이란 혹평이 있을 정도로 그 후유증이 심각할 것 같다. 현 정권은 야당이 '인사편중'이란 비판을 가할때마다 영·호남 고위공직자들의 산술적수치를 제시하고 '영남이 호남보다 많다' '과거 영남독주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안일 뿐 절대 호남편중인사는 아니다'고 잘라 말하곤 했다.
그러나 이무영경찰청장에 이어 제2인자인 서울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경찰청장 등 이른바 '경찰의 노른자위'는 호남출신들이 독식을 해 버렸다. 특히 경찰이란 특수조직에 이런 특정지역출신들이 '핵심조직'을 독점, 조직의 경직성, 독주체제를 구축 한다는건 주요 정책결정과정서 일방통행식으로 흘러 결정적인 미스를 범해도 그걸 여과내지 견제할 수 있는 기능을 상실,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우선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작금 각계각층의 이익집단들이 그들의 요구관철을 위한 시위양상은 과격화되고 있고 국민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도 높아져가면서 국론분열조짐까지 보이는 판에 치안행정은 그 어느때보다 현명한 대처가 절실한 때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런사태가 오자 느닷없이 정부경제정책 비판까지 '유언비어 유포 행위'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가 '유신잔재의 구시대적 발상'이란 여론의 세찬 비난을 받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바도 있다. 민주화시대에 경찰총수가 이런 시대역행적인 발상을 가진 인물이라면 응당 그 자리를 내놓는게 상식일 터인데 현정권은 그를 오히려 유임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서울경찰청장에 경무관에서 불과 2년8개월만에 고속승진시킨 전남 영암출신에다 목포고를 나온 박금성 청장을 앉혔다. 이 박 청장은 이런 고속승진도 유례가 드문 특혜인데다 총경과 경무관시절 '사회적 물의를 빚은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었던 인물이다. 과연 그런 박 청장이 '개혁에 적합한 인물'인지 의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항간에는 이번 경찰인사는 권력실세들의 입김이라는 말이 있고 줄대기 현상도 있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런 경찰인사 물의를 의식했음인지 지난번 '경찰의 날'에 '인사공정성'을 선언한 바 있다. 결국 그건 또 한번의 말바꾸기가 돼버렸다. 이러고도 개혁을 한다고 할수 있으며 그 개혁이 과연 국민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경찰조직내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 이 난국에 이번 경찰인사의 후유증까지 어떻게 나타날지 정말 걱정스럽다. 왜들 이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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