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2선퇴진론 주축 3인의 변-정동영 최고위원

- 정 최고위원 발언 이후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데.

▲토요일 오후 집안에 틀어박혀 생각하고 정리한 것을 말한 것이다. 소속의원들의 생각을 수렴해 김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이 당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원래 대통령이 APEC회의에서 돌아오면 얘기하려고 작심하고 있었고, 의원들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자료도 참고했다.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국민과 당원의 개혁의지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것이 현재 우리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 청와대 회의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이같은 사태가 촉발된 것 아니냐.

▲나는 입을 연 적이 없다. 그게 흘러나온 것은 불행한 일이다.

- '음모론', '배후론'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음모, 사주, 배후, 암투 등의 말은 나의 인격 파괴 행위다. 천부당 만부당한 얘기이고 참을 수 없는 망발이다. 그 말을 할 때 사표를 내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했다. 직접 듣고 피부로 느낀 것을 뒤에서 수군거리기보다 앞에서 얘기해야 하겠다고 생각해 말한 것이다. 어제 이훈평(李訓平) 의원을 만나 음모설 제기는 당 파괴행위로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시중에 나가 여론을 들어보고 권 최고위원을 제대로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동교동계 의원들 가운데 정 최고위원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배신감 운운하는 사람이 오히려 권 최고위원을 망치는 사람들이다. 뒤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쉬쉬하는 사람들이 정말 권 최고위원을 망치는 사람들이다.

- 최고위원회의 전에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는데.

▲중진, 초선들과 만났다. 청와대에선 초선의원들이 1일 모여서 나눈 얘기를 전했다. 지금 회의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 권 최고위원과 뒤에 이 문제를 놓고 만난 적 있느냐.

▲통화를 했다. 며칠동안 힘들지 않았느냐고 묻고 억울한 심경일 것임을 이해하나 나도 힘들고 마음 아프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권 최고위원과 당을 위해서 이것이 궁극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 얘길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그런 자리가 있으면또 얘기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섭섭하겠지만 나중엔 고맙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최고위원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동교동계 전체와 권 최고위원에 대해 얘기한 것이다. 동교동계가 지난 대선때 뒤에서 대통령을 도운 것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뒤에서 돕는 게 최선이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다.

- 그 전에는 권 최고위원에게 퇴진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지 않았나.

▲청와대 회의 전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의원들의 생각을 전했다. 권 최고위원은 '여러사람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되느냐'고 역정을 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둘이서 만나 간담회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청와대 만찬까지 모두 3번 얘기한 것이다. 물론 권 최고위원은 대통령 앞에서까지 그런 얘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 권 최고위원을 YS 아들 현철씨에 빗대어 말했다는데.

▲김현철과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한빛은행, 동방금고 사건에 권 최고위원 이름이 거명됐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그렇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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