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하와이'라 불리는 중국 남단의 섬 해남도 삼아시. 푸른 바다, 흰 모래, 녹색의 야자수림이 잘 어울려 천혜의 관광 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열대 계절풍 기후에 속해 중국 대륙과는 다른 이국적 분위기를 띠고 있다. 부드러운 태양빛이 내려쪼이고 야자수 바람이 상쾌하다. 88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 곳은 최근 뛰어난 경관을 배경삼아 아시아의 새로운 관광휴양지로서의 야심을 키우고 있다. 새롭게 꿈틀대고 있는 해남도의 중심 삼아시 현장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삼아 천애해각국제혼례절
"하늘에 맹세하고 땅에 맹세하고 청산이 이를 지켜 보았으니 우리들의 사랑은 한마음으로 영원하리라"
지난 달 23일 오전10시30분 삼아시 서남쪽에 있는 관광명소 천애해각(天涯海角)에서는 천애해각국제혼례절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오전 10시30분 밴드의 마치 속에 208쌍의 신혼부부, 결혼기념식 참석 부부들이 열렬한 환송 속에 차례로 줄을 이어 입장하기 시작했다. 혼례식 참석 남녀들은 신랑은 신부와 손을 낀 채 각각 붉은 양산을 받쳐 들었다. 신랑은 검은 정장이나 와이셔츠 차림에 단정하게 넥타이를 맸고 여성들은 흰 웨딩드레스나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한 손에 꽃을 들었다.그들은 애재천애 연재해각(愛在天涯 戀在海角)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입구를 지나 행사장인 천애해각 앞에 모였다. 이들 신랑신부들의 대표는 북경에서 온 남녀 연예인의 사회로 백년해로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208쌍의 남녀는 모두 하늘 쪽으로 절을 한 번 한 후 바다 쪽으로 다시 절을 한번 하고 이번에는 부부가 서로 마주보고 절을 올렸다. 이들 남녀는 마지막으로 저마다 사랑의 징표로 야자열매에 든 즙을 대롱으로 함께 빨아먹는 의식을 가졌다. 이 의식은 야자열매처럼 둥글둥글하게, 야자즙처럼 달콤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신랑신부들은 함께 얼굴을 맞대고 한 방울이라도 남을 새라 진지하고 다정하게 즙을 마셨다. 11시20분쯤 이 의식을 끝으로 혼례식은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늘끝, 땅끝이라는 뜻의 천애해각. 이 곳은 사랑하는 남녀가 이 곳에서 사랑의 맹세를 하면 이승에서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와 연인들이 평시에도 찾아와 사랑의 맹세를 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천애해각은 본래 본토에서 유배된 사람들이 하늘과 땅의 끝이라 해서 붙인 이름으로 바닷가에 모양이 기이하게 생긴 여러 바위들이 은백색의 모래사장 위에 불쑥 불쑥 솟아나 모여있다. 중앙에 원주형의 암석이 우뚝솟아 있는데 둘레가 60m, 높이가 약 10m로 그 위에 '천애(天涯)'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 바위의 동쪽에는 원추형의 큰 바위 위에 '남천일주(南天一柱)'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천애해각국제혼례절 행사는 지난 96년 처음 열린 후 올해로 5회째. 삼아시가 소수민족 등의 남녀가 이곳을 사랑의 장소로 그리워하는 데 착안, 국제적인 관광상품화 했다. 매년 200여쌍의 부부가 중국본토, 외국, 해남도 등에서 참여한다. 이들은 2박3일동안 해남성 축제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한다. 참여비용은 남녀 한 쌍에 삼아시 체류기준 500달러 선. 삼아시 관광관계자는 "앞으로 한국의 신혼부부들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회두 공원
삼아시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사랑의 언덕' 녹회두(鹿回頭) 산정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삼아시의 남쪽 교외에 있는 높이가 275m인 작은 산인 이 공원은 삼아시 전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 아득한 옛 시절에 여족의 한 청년이 사슴을 발견, 9일 낮, 9일 밤을 추적해 바닷가 낭떠러지에 이르렀다. 청년이 활로 사슴을 겨냥하자 사슴이 고개를 돌려 애절한 눈으로 바라보다 아름다운 처녀로 환생했다. 이후 이들이 부부의 연을 맺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에 따라 사슴이 머리를 돌렸다는 뜻의 녹회두로 명명됐다. 산정에는 이를 소재로 한 거대한 조각상이 있으며 이곳에서 청춘남녀가 바다와 산에 맹세하면 사랑을 이룬다하여 천애해각과 '사랑의 장소'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 야간에는 열대림 곳곳의 바닥에 푸른 빛이 도는 랜턴을 밝혀 놓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혼례절 참가자들의 코스이기도 하다. 삼아시는 천애해각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사랑의 관광명소화 하기위해 위락시설 등 대규모 공사를 벌이고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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