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만 골탕먹은 대구시내버스,공동배차제 부실 왜 개선않나

시행 10년이 지난 대구 시내버스 공동배차제가 당초 기대한 서비스 개선은 없이 시민들에만 골탕을 먹이고 있다.

지난 90년 이른바 버스회사간 황금노선 시비를 없애고 승객 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한 공동배차제는 각 노선 운송수익금을 업체별로 나눠먹는 바람에 회사간 경쟁력이 저하, 갈수록 배차시간이 제멋대로이고, 무정차 통과, 무분별한 승하차, 난폭운전,불친절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를 지도.단속해야할 대구시는 시민신고에 의한 형식적인 지도단속에 그쳐 공동배차제 부실운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가 90개노선에 32개사, 1천719대의 시내버스에 대한 공동배차제를 도입한 이후, 버스회사마다 정해놓은 운행시간만 지키려는 데만 급급해, 정류소 건너뛰기, 배차시간 안지키기, 정류소이외 승하차 등이 만성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버스회사들의 수익금 형평성을 위해 3개월주기로 버스노선을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숙지도 안된 버스기사들이 운전대를 잡는 경우도 적지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편법운행을 막기위해 정류소 이름과 도착시간을 기록하는 버스운행기록표도 노선내 30~50개의 정류소 가운데 10개내외에만 운영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사이에선 노선체계 변경 10년이 지났지만 버스회사간의 분쟁만 없어졌을 뿐 서비스는 오히려 나빠졌다는 여론이 드세지고 있다.

김모(여.북구 도남동)씨는 출퇴근때 북구 학정동에서 상동교구간을 운행하는 730번 버스를 타지만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않아 추위에 떨거나 택시를 타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배차간격이 16분인데도 30분에서 40분간격으로 운행되는 버스가 대부분"이라며 "더구나 기사도 배차시간을 모르는데 서비스 개선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한 시민은 시청 홈페이지에 "대곡에서 반야월구간을 운행하는 628번 버스는 대곡에서 출발, 3,4개 정류장에서만 승객을 태우고 나머지 정류장은 그냥 지나치고 있다"며 " 출근길 회사원이나 학생들이 운이 좋아야 버스를 탈 지경"이라고 분개했다.

대구경실련이 최근 20개 노선의 시내버스 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정차통과가 시간당 2.1회로 가장 많았으며 정류소 이외 승하차와 주행차선 승하차도 각각 0.7, 0.5회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동배차제에 대한 시민불편이 속출하는데도 대구시는 정규단속요원은 단 한명도 없이 시민신고시에만 의존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동배차제의 문제점 때문에 노선입찰제 등 대안을 모색중이지만 버스회사간의 입장 차이로 제대로 추진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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