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어 승복시사 법정 다툼 막바지

한국시간(이하) 12일 중에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 고어측은 그에 승복할 것임을 시사, 미국 대선 시비가 막바지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수검표 재개 결정이 다시 내려지고 그 결과 패배하게 될 경우 부시측은 승복하기 쉽잖을 것으로 보여, 미국은 중대한 국가 분열 상황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이에 앞서 연방 대법원은 수작업 재검표 재개를 명령했던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9일자 판결에 대한 부시측 상고를 10일 새벽 수용, 12일 새벽 1시부터 심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주 대법원 판결 뒤 재개됐던 플로리다 주 카운티들에서의 수작업 재검표 작업을 중단토록 명령했다.

◇고어측 승복 시사=고어측 법률팀장인 보이스 변호사는 11일 TV에 출연, "연방 대법원이 더 이상 수검표가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게파트 하원 총무도 "불리한 판결이 나오더라도 고어는 대선 패배를 공식 시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측 베이커 법률고문은 "연방 대법 판결로 모든 법정 다툼이 종료될 것"이라면서도 "판결에서 부시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만 말했다.

◇수검표 중단 명령=연방대법원의 수검표 중단 결정은 대법원 판사 5대4 지지로 10일 새벽 4시45분쯤 내려졌다. 연방대법원은 팜비치 및 데이드 카운티의 논란표 344표를 고어 것으로 인정했던 주 대법원 판결도 뒤집었다. 따라서 두 후보의 표 차이는 다시 537표가 됐다.

주 대법원 판결 이후 수검표를 재개했던 각 카운티는 연방 대법원 명령이 있자 작업을 또 6시간만에 다시 중단했다. 주 대법 판결에 따라 재검표 지휘를 총지휘하게 된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 테리 루이스 판사는 "64개 카운티는 작업을 11일 새벽 4시(한국시간)까지 마치라"고 지시했었다. 플로리다 주 카운티는 모두 67개이며, 팜비치.브로워드 등 3개에서는 수검표가 완료돼 있다.

부시측은 주 대법원 판결 후 수검표 중단 청원을 여러 법원에 잇따라 제기됐으나 연방 대법원에서만 받아 들여졌다. 리언카운티 루이스 판사는 "연방대법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으며, 주 대법원도 4대3 판결로 기각했고, 11연방 순회법원은 "결과의 집계 포함 여부는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르겠으나 재검표는 계속해야 한다"고 판시했었다.

◇12일에 항고심 심리=연방대법원은 10일 수검표 중단만 결정했을 뿐 그것의 합법성 여부는 12일 새벽(현지시간 11일 오전 11시)에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심리 결과에 대해서는 부시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부시측 법률 고문인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보수 성향의 판사 1명이 최종 결과를 짐작케 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대법원의 안토닌 스칼리아 판사도 이례적인 성명을 통해 "재검표 중단 명령은 대법원 판사 과반수가 부시측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어측 크리스 레한 대변인은 "우리의 주장은 확고한 원칙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연방 대법원 판결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연방 대법원 역시 수검표를 재개토록 판결하더라도 현지시간 12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법정 시한 내의 수검표 완료가 쉽잖아 선거인단 선출권이 주 의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연방 대법원이 수검표 재개를 결정할 경우 선거인단 선정 법정 시한 해석을 18일로 고쳐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수검표가 재개되고 고어가 승리자로 판정될 경우엔 미국 정치계가 심각한 분열에 빠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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