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메라 앵글로 본 아시아 3국

고색창연한 골기와 위에 쌓인 낙엽, 덩굴로 뒤덮인 기와, 풍상에 스러져가는 슬레트… 한국의 지붕 모습들이다. 빌딩 숲 속의 무너진 건물, 중국 전투기의 폭격 잔해가 남아있는 금문 등은 대만(臺灣)의 모습이며, 화려한 전통의상의 여인, 원주민과 오랑우탄의 모습 등은 말레이시아의 단면들이다.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예회관(053-652-0515)에서 열리는 '2000 IPC 국제사진교류전'은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3개국 사진가들의 작품전. 한국 15명, 대만 24명, 말레이시아 19명 등 모두 58명의 사진작가들이 자국의 다양한 풍물과 문화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손현, 이광석, 강종향, 윤순분씨 등 한국 작가들은 장승,솟대,창호지 문 등 주로 전통적 소재를 한국적 미감으로 나타낸 사실주의 계열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대만 작가들의 작품은 고도의 경제성장과 산업화에 따른 그늘, 국제정치적 긴장관계에서 비롯되는 불안감 등을 다양한 기법으로 담아냈다. 화려한 도시건물과 쇠락한 가옥,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 폭격으로 망가진 채 정적 속에 놓여있는 건물 등이 바로 그것. 말레이시아 작가들은 전통과 현대의 공존, 자연과 합일된 사람들의 생활상 등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드러낸 작품들을 보여준다.

IPC(International Photographic Cicle)는 아시아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한 문화교류를 취지로 지난 96년 발족됐으며,한국·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4개국 사진가들로 구성돼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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