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이무영 청장도 바꿔야 옳다

경찰인사가 무슨 장난도 아니고 이게 뭔가. 명색 경찰의 2인자이자 수도치안의 총수를 임명하면서 학력허위기재라는 결정적인 흠을 몰랐다는 것도 인사난맥의 한 단면이지만 그의 인사발탁 배경이 현정권 실세들의 경찰장악 다툼의 소산물이었다는 정치권의 분석은 더욱 경악을 금치못할 사안이다.

따라서 이번 경찰의 고위인사는 이런 배경이 전반적으로 깔려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 비단 박금성 청장의 퇴임으로 봉합할게 아니라 이무영 경찰청장 등 경찰인사 전반에 대해 일대 수술이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또 이는 이번 '호남독식인사'는 결국 경찰내부뿐 아니라 공직전반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제2, 제3의 학력기록위.변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하는 고언(苦言)이다. 게다가 이번 인사파동의 주책임은 당사자인 박 전청장에게 있지만 그를 천거한건 이무영 경찰청장이다. 그렇다면 이 청장은 경찰고위인사를 단행하면서 인사기록카드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얘기이고 그건 이번 인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진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난맥상의 일단이다. 더욱이 야당의 주장처럼 경찰조직을 호남정권 일부 실세들이 완전 장악하려는 차기 대선구도와 맞물린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또 그 분석에 따르면 당초엔 이무영청장체제의 물갈이론이 대세였는데 이를 미리 감지한 이 청장이 여러 경로의 여권실력자들을 동원, 결국 이 당초 원안을 뒤집고 이 청장 유임은 물론 '호남독식'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 부작용으로 나타난게 박 청장케이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인사는 능력대로 한 게 아니라 그야말로 권력내부의 힘겨루기와 그를 교묘하게 역이용한 이무영 청장의 작품이라고 봐야 한다. 심지어 박 청장 파문이 일자 여권일부에선 "이 사람들이 미쳤지… 모두 다 죽자는건가"라는 극언까지 나왔다고 한다. 경찰인사가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된 것임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반응이다.

얼마전에 나온 이무영 청장의 '유언비어단속' 아이디어도 결과적으로 정치권에서 '물갈이론'이 나오자 그 만회책으로 나온 것이란 오해도 살만한 발상이 아닌가. 이건 경찰 총수가 정권안보와 자신의 보신책으로 경찰조직을 사유화하겠다는 발상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형태가 아닌가. 이 청장은 취임초기부터 승진시험 물의, '자기사람심기' 등등의 물의도 있는 인물이다. 더이상 그를 경찰총수로 둘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현정권은 '경찰쇄신인사'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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