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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회 기념 축하파티 개최

지난 7일 런던의 세인트 마틴 극장에서는 떠들썩한 샴페인 파티가 열렸다. 이날 파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공연기록을 갖고 있는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 원작의 '쥐덫(The Mousetrap)' 2만회 공연을 기념하기 위한 것.

이 연극은 지난 1952년 첫 공연이 이루어졌다. 윈스턴 처칠이 영국을 통치하고 스탈린이 러시아를 다스리던 시절이다.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극화한 '쥐덫'은 이후 각종 극장공연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1천만이 넘는 팬을 확보했다.

메리여왕(1867~1953)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라디오 극으로 씌어져 지금은 23개 언어로 번역되고 40개국 이상에서 공연됐다. 오늘날엔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 벤과 함께 빠트릴 수 없는 런던 관광코스가 됐다.

아홉번째 생일날 이 극에 대한 권리를 할머니로 부터 넘겨받는 행운을 거머쥔 크리스티의 손자 매튜 프리처드는 "우리 가족이 세계극장사의 한 부분이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극엔 섹스도 없고 폭력도 없다. 그저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뿐"이라며 이 극의 장수 비결을 분석했다. 이 극의 제작자인 스테판 월리 코헨도 "이 극은 대단히 재미있고 8세부터 80세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볼 수 있다"며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축하연엔 '쥐덫' 제작 당시부터 참여했던 오스카상 수상자, 리처드 아텐보로도 참석했다. 그는 이날 "쥐덫은 런던타워의 까마귀떼 처럼 런던의 명물이 됐다"며 자축했다.이날 자축연에는 아텐보로의 아내 실라 심과 올해 82세된 제시카 스펜서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 3명은 '쥐덫'의 최초 공연에 가담했다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유일한 그룹이다.

'쥐덫'은 21세기에 맞춰 개작됐고 새 천년에도 조금도 열기가 사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런던 극장가의 최대 미스터리가 된 이 극의 '누가 살인자인가?'에 대한 미스터리는 새로운 세기에도 여전히 풀지지 않고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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