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일 "지금은 통일할때가 아니며 지금 통일한다고 해도 경제적으로 북한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중인 김 대통령은 이날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처럼 밝히고 "남북간 대화가 이제 시작된 만큼 남북관계의 역행을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11일 CNN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급한 것은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한국과 국제사회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우리는 금년에 비료 30만t, 식량 60만t을 보내고 농업개량도 도와주고 있다"면서 "북의 식량문제, 기초생활문제를 도와준다면 북한은 더 세계에 의존하고 더 긴밀한 관계가 돼 북한의 부정적인 면이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앞서 9일 오슬로 노벨연구소 건물의 '그레이트 홀'에서 열린 노벨위원회 주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우리도 유엔군의 일원이었으며 현재 휴전선의 99%를 한국군이 지키고 있다"며 "평화협정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 당사자가 맺고 미국과 중국이 이를 지지하는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북한은 미.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이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공동 수상했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공식적인 축하인사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같은 민족이 상을 받아 기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김 대통령은 남북 이산가족 추가 상봉과 관련, "모든 사람이 최소한 생사확인을 가까운 시일내에 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며, 편지왕래와 면회소 설치 등을 통해 만나야 한다"면서 "북측에서도 대체적으로 그런 방향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통령은 10일 밤 9시(한국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시청 메인홀에서 하랄드 5세 국왕과 각국 외교사절, 국내외 초청인사 등 1천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시상식에서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장으로부터 노벨평화상 디플로마(증서)와 금메달, 900만 크로네(한화 12억원 상당)의 상금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수상 강연에서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