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의 오존농도가 높아지면 건강한 면역체계를 갖춘 사람도 알레르기와 천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까지 오존은 어린이나 폐질환 및 알레르기 환자에게만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법적 제한치인 1㎡당 240㎍(마이크로그램 = 100만분의 1g)의 오존 농도에 4주일간 매주 3차례씩 4시간동안 노출시킨 뒤 알레르기 인자에 노출시켰다. 쥐의 피부 반응, 폐 세척, 혈액 속에 형성된 항체를 분석한 결과 건강한 쥐도 알레르기와 천식에 걸린 확률이 훨씬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은 단순히 기침을 일으키게 하는 자극부터 호흡을 힘들게 하는 폐기능 저하, 폐 내부 조직의 염증 형성과 일시적 손상을 유발한다. 오존 농도가 높은 곳은 자동차 혼잡이 심한 곳, 열 역전현상(대기 온도가 위로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오염물질이 지표 가까운 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곳, 태양광선이 많이 내려쬐는 곳이다.
실제로 오존 경보가 내려지는 날 천식환자들은 약물 복용을 더 많이 하고 입원하는 경우도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알레르기를 조장해 천식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원에 민감한 천식환자수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는 천식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5천명 이상 사망하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오존 노출이 유아의 폐 기능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폐기능 발달에 위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오존이 폐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쳤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결과 오존이 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8~11세 사이의 어린이 1천150명을 대상으로 봄과 가을에 걸쳐 폐 기능을 각각 조사했다. 연구는 오스트리아 9개 지역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이뤄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존에 많이 노출된 어린이일수록 폐 기능이 저하됐다는 것. 특히 여름철 오존 농도가 10ppb(parts per billion) 이상인 지역에 거주한 어린이들의 폐를 통한 호흡량은 약 2% 정도 줄었다. 중요한 사실은 오존 노출로 인한 폐 기능 감퇴가 그다지 크지는 않더라도 의외로 오랜 기간 동안 폐의 성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또 오존이 식물의 노화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최근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식물학자들은 오존이 식물 잎의 노화과정을 촉진시켜 결국 잎이 떨어지도록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존이 노화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스모그에 섞여 있는 오존은 식물에 해로운 영향을 끼쳐 미국의 경우 해마다 30억달러에 달하는 농작물 손실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존에 노출된 식물은 노화속도가 일반 식물에 비해 훨씬 빨랐으며, 심지어 식물에게 노화시기를 알려주는 물질인 에틸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틸렌을 인식하지 못함에도 불구, 오존에 노출된 식물은 노화속도가 가속화됐으며 유전자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오존은 식물 잎의 호흡기관인 기공의 개폐를 조절하는 공변 세포(guard cell)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기공이 열리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식물은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에 이용하고 또 기공을 통해 결과 산물인 산소를 배출한다. 이처럼 오존 농도가 높은 지역의 식물은 원활한 광합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농작물의 경우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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