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당초 예상보다 수험생들의 성적이 훨씬 더 올라가고 중.하위권에서는 교차지원이 극심, 올 대학입시는 점수대에 상관없이 수험생마다 '입시미로'를 헤매게 됐다.
1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총 응시생 85만여명의 평균 점수는 277.2점으로 지난해 249.6점보다 무려 27.6점이나 상승했다. 상위 50%집단의 평균점수는 336.8점(100점만점 기준 84.2점)으로 평가원측의 목표 난이도(100점만점 기준 76.5~77.5점)를 훨씬 넘어, 출제진의 의도가 크게 빗나갔음이 드러났다.
또 400점 만점이 인문 42명, 자연 24명 등 무려 66명이나 나온 것을 비롯, 390점 이상 수험생만 7천941명에 이르는 극심한 성적 인플레 현상이 나타났다. 300점 이상 득점자는 38만7천여명으로 4년제 대학 정원인 37만7천여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12일 수능 성적표 배부 이후 곧바로 특차 상담에 들어간 고3 교사들은 진학지도에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중.상위권 수험생들도 대학 .학과 선택을 두고 일대 혼란에 빠졌다.
경신고 김호원교감은 "동점자가 많고 중.상위권에 수험생이 몰려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갈릴 판이라 특차 원서를 써 주기가 무척 어렵다"면서 "학교마다 상위권 수험생의 학과 선택과 지원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중.하위권도 수학과 과학 과목을 피해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응시한 자연계 수험생들의 교차지원이 대거 있을 것으로 예상돼 지원가능점을 추산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올 수능 응시자는 인문계가 46만8천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7천여명, 예.체능계가 13만여명으로 1만4천여명 늘어난 반면 자연계 응시자는 인문계의 54%인 2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명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교차지원이 허용되는 대학과 학과의 입시에서는 이들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상위권 수능점수 변별력이 거의 사라지면서 내신성적이나 수능 영역별 가중치, 표준점수 적용 여부 등이 중요해졌으며 논술, 면접 등은 당락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돼 수험생들의 입시 전쟁은 아직도 막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안정지원하는 재수생들의 성적이 지난해보다 더 높고 여학생들의 성적도 올라가는 등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대학별 전형요소를 잘 살피고 고려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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