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설한파 길어지니…관련 업계도 꽁꽁

건설경기의 퇴조로 지역 건설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지역업계에 따르면 우방, 서한 등 간판급 건설업체들의 잇단 부도, 역내 발주물량 격감, 신규 아파트 분양 중단 등의 여파로 연관 업체들이 납품할 곳이나 일거리를 찾지 못해 거의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다.

철근업계의 경우 매출이 하반기들어 상반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조업체들이 거래관계 유지를 빌미로 '밀어내기식' 출고를 하는 바람에 대리점 창고에는 재고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역내 철근 대리점이 100여개에 이르나 제대로 영업을 하는 곳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것.

한 철근대리점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다소 숨통이 틔였으나 하반기들어 매출이 격감했다"며 "올해 매출은 지난 97년 매출(10억원)의 30%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레미콘업계는 건설업체의 잇단 부도와 관급공사 물량 감소로 인해 매출이 줄고 있는데다 최근 원재료인 시멘트 값이 인상돼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

대구레미콘조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지역 18개 업체의 가동률이 28%로 떨어졌고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판매가격이 정상가격의 70~8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현장에 목재를 납품하는 한 업체 사장은 "주택공사, 도시개발공사 등 공기업 외에는 마땅히 목재를 댈 곳이 없어 사업을 그만둬야 할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타일, 벽지 등 마감재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매출이 올 상반기보다 20~30% 감소해 새로운 거래선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한 타일업체 사장은 "아직까지 마감공사를 하는 현장이 남아있어 그럭저럭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신규 공사가 거의 없어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중인 우방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의 경우 제조업에 비해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20배 이상이고 유관 산업에 재투자되는 비율이 80%가 넘는 만큼 건설업 불황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며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 지역 경제 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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