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8월 작성한 '언론 대책'등을 담은 이회창 총재의 대선 전략 문건이 12일 공개돼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당 기획위원회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향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이란 이 문건에는 이 총재의 이미지 제고, 지지세력 외연 확대를 통한 대세론 확산, 국정운영 프로그램 마련을 통한 대안 제시, 주요 정책 이슈별 해결방안 마련, 대선 대비 사전 준비작업 등을 10대 핵심 과제로 선정한 뒤 분야별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문건 중에는 언론대책 차원에서 적대적인 집필진의 비리 자료 등을 축적하는 한편 우호적인 언론그룹을 조직화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또한 여권 핵심부의 비리자료를 축적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민주당과 청와대, DJ 친·인척 및 가신 그룹, 정부, 광역 자치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꼽았다. 예상되는 상대 후보들의 발언록과 비리 등도 수집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정권교체 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복이 없을 것이란 'DJ 안심화론'을 개발함으로써 DJ의 정치적 중립화를 유도하고 범 여권 및 기업들에 대한 유화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다.
문건은 지지세력 외연 확대 과제와 관련, 당내 결속방안으로 중진 또는 유력 인사중 잠재적 대립관계에 있는 인사들에 대한 이탈 방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당내 소외그룹의 이 총재 적극 지원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DJ, YS, JP와 반 이 총재 그룹간의 동향 파악과 지역·계층·세대별 리더그룹의 성향 분석을 통한 반 DJ·비 민주당 연대 전위그룹 형성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 문건이 공개되자 한나라당은 13일 이 총재가 유감을 표명하고 권철현 대변인은 "실무자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만든 습작일 뿐 당의 공식적인 문건은 아니다"고 해명하는 등 파문 진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적대적 언론인 비리수집 내용은 천부당 만부당하다"며 "민주당이 확인되지 않은 기사 내용을 근거로 언론공작 운운하며 성명까지 내는 행동은 자신들의 궁핍한 처지를 희석시키고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반면 민주당은 "언론장악을 위한 추악한 공작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박병석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언론인을 적대적 혹은 우호적 그룹으로 구분, 비리 수집 등 대책을 마련키로 한 것은 언론 길들이기를 위한 가장 비열한 공작"이라며 이 총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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