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여당은 성난 민심의 뜻 읽어라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 민주당에 던진 국민의 소리는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으면 사과하라"였다는 것은 국민의 경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민심은 '초등학교 학생들조차 대통령을 욕할 정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입당을 권유하면 민망할 정도로 거부'할 정도로 나빠졌나 하면 '노벨상 얘기도 그만 하라'고 할 정도로 민심은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어떻든 여당의 지도부가 민심이 나빠졌다는 것 하나는 정확히 읽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민심을 정확히 읽었느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에 따른 원인 분석이 정확해야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있고 그리고 확실한 실행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원인 분석에는 상당히 무능하거나 비이성적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력 허위기재로 물러난 박금성 전 서울청장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이는 누가 봐도 편파인사에 속한다. 그런데 이무영 경찰청장의 답변은 '연공서열을 탈피한 개혁인사'였다고 한다. 게다가 한 여당의원은 한 술 더 떠 "학력 허위기재는 29년 전 한나라 집권 때 기재된 것이므로 한나라당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게 어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의원이 할 소리인가. 사태를 인정ㅇ하고 원인을 분석하기보다는 엉뚱한 소리로 책임이나 떠넘기려 하고 있다. 이래서는 개혁도 개선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껏 사과를 잘 하지 않았다. 사과에 관한 한 대통령도 인색했다. 옷로비 사건 때나 내각제 개헌연기 때 등에 사과를 하긴 했으나 YS 때처럼 대 국민 사과의 형태는 한번도 없었다. 여권은 국민의 소리대로 사과를 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어느 최고위원의 말처럼 "민심은 당이 변하는 것을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 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말은 적절한 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건 구호는 바뀌었을망정 정치현실은 바뀐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벌써 세간에는 YS정권과 DJ정권의 공통점 비교론이 떠돌고 있다. 모두 국정난맥의 원인으로 대통령의 자신감을 꼽는 사람이 많다. 이 자신감이 바로 무리를 낳고 그 무리가 결국 난맥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역시 바뀌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이 주변에 가려 민심을 잘 읽지 못한다는 소리는 자유당 때 듣던 소리가 아닌가. 아직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왜 야당과 싸움만 하느냐 소리는 민주주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목소리이다. 신뢰의 상실도 문제로 제기 되었다. 결국 민주주의의 기본에 충실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대통령이 마음만 비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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