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 판사 9명은 12일 심리를 시작하기 전에 몇몇씩 모여 법적 문제에 대한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술적 측면에서 진행됐을 뿐 정치적 긴장감이나 적대적 분위기는 없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대법원은 5대4의 판결이 다시 나올 경우 판결의 권위는 물론 대법원 이미지까지 실추될 것으로 우려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방대법원이 양측 변호인 주장을 들은 뒤인 12일 오전 8시쯤 플로리다 주 대법원이 6대1 결정으로 "개표 결과 인증 시한을 지난달 14일에서 26일로 늘렸던 우리의 지난달 21일자 판결은 주 법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 연방 대법원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긴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발표는 연방대법원 측 요구에 따라 자기 입장을 밝힌 것이나, "현재 사안이 어디까지나 주 법의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명백히 함으로써 연방법 위반 여부만 다룰 권한이 있는 연방대법원에 제동을 거는 작용도 할 것으로 관측됐다.
○…연방 대법원 심리와 동시에 부재자 표 무효화 항소심도 진행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앞으로 연방 대법원으로 갈 수도 있으나, 이 소송은 고어측이 마지막 기대하던 것이어서 타격이 컸다.
2심을 맡았던 제11 연방고법(애틀랜타)이 먼저 민주당원들의 그러한 요구를 12일 또다시 기각했다. 이어 13일 오전 6시30분쯤에는 주 대법원도 세미놀 및 마틴 카운티의 부재자 투표 2만5천여장을 무효로 처리해 달라는 상고를 기각했다.
주 대법원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주 대법원은 세미놀 카운티 소송에서는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선거 부정이나 총체적 태만 또는 고의적 비행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하급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마틴 카운티 소송에서는 위법 행위가 있었으나 부정이나 고의적 직권 남용의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주 대법원 판사 7명 중 재판을 자진 기피한 1명을 제외한 6명 전원일치로 내려졌다.
○…연방대법 판결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 주 하원 전체회의는 13일 0시쯤 전체회의를 속개, 5시간에 걸친 토의를 마친 뒤 79대 41로 부시쪽 선거인단 25명의 명부를 확정했다. 표결에서는 민주당 의원 2명도 공화당측에 동조했다.
주 상원은 연방 대법원 판결을 본 뒤 14일 새벽 3시쯤 전체회의를 열어 같은 결의를 할 예정이다. 상원 분포에서는 25 대 15로 공화당이 압도적이다.
○…플로리다 주 의회는 이번 대선에서 발생한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투개표 절차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톰 피니 주 하원의장이 12일 밝혔다. 그는 "주 선거인단 임명을 마친 뒤 이를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검표 때 주 선관위 관리들이 가지는 자유 재량권의 상당 부분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각 카운티 개표위가 유권자 의사 판단에 대부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는 논란표 판단에 서로 다른 다양한 방식을 적용했다. 젭 부시 주지사는 주 선거 절차 개선 위원회 구성 의지를 밝혀 왔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대통령도 같은 날 TV회견에서 "유권자 투표가 적절한 방법으로 계산될 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모종의 조치들이 취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비가 치열해진 뒤, 플로리다 주 일부 선거인의 반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가 플로리다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확보 선거인이 271명에 불과, 3명만 움직여 버리면 고어 당선이 확정된다는 것.
이럴 가능성은 민주당 소속인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가 CNN방송 시사 대담 프로그램 '레이트 에디션'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현재는 플로리다의 공화당측 선거인단 중 3명이 격화된 당파주의에 반발함으로써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공화당 관계자들이 긴장하고 있고, '반란'은 이미 12건이나 발생한 바 있다.
○…상원이 50대50의 동수를 기록한 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2명의 의원 건강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다. 의회 판도는 물론이고 대통령 선출 문제까지 결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관심의 표적은 98세의 스트롬 서몬드(98) 및 79세의 제시 헬름스(79) 의원. 모두 공화당 소속으로, 고령인데다 최근 건강이 악화됐다. 만약 이들이 사망하거나 사임하면 해당 주 지사가 후임자를 지명토록 돼 있으나, 소속 주의 지사는 민주당 쪽이다.
서몬드와 헬름스 의원은 나란히 사우스 및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 임기도 각 2년씩 남겨놓고 있다. 서몬드는 최근 몇달 사이 노령 때문에 여러차례 병원신세를 졌으며 몇년 전부터 건강 악화나 의원직 사임설이 나돌아 왔다.
헬름스 의원 역시 급성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는 건강 악화설이 나돌고 기자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보좌관을 통해 "건강이 아주 좋은 상태"라는 해명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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