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이 넘치는 온천탕 아저씨

얼마 전 주말을 이용, 노모와 함께 경북 칠곡군에 있는 한 온천에 갔다.온천탕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하려고 지갑을 뒤지니 천 원짜리 지폐 몇 장만 달랑 있는 것이었다. 집에서 나올 때는 분명히 1만원짜리 지폐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 죄다 천 원짜리 였다. 황당하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온천책임자에게 경과를 이야기 하면 어떨까 해서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이왕 왔으니 그냥 들어가고, 나중에 다시 올 때 요금을 내라"고 흔쾌히 입장을 허락하는 것이었다.

너무 고마워 일단 천 원짜리 지폐를 내면서 "모자라는 금액은 다음에 갖다 드릴게요"라고 했더니 그 책임자는 "온천욕 하다보면 갈증이 날텐테 노모님 음료수나 사드리세요"라며 끝내 받기를 사양하는 것이었다.

온천탕에 들어가서도 처음 보는 전자옷장키의 사용법을 몰라 쩔쩔매고 있었더니 일하는 아저씨가 다가와 친절하게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날 몸도 뻐근하고 기분도 좋지 않아 온천탕에 갔는데 너무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흔히 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표정하고 퉁명스러워 친절이나 서비스 정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주위를 살펴보면 이렇게 친절하고 호의적인 분들이 꽤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 때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앞으로 나부터 친절하고 상냥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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