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운날씨에 집없이 '떠도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돈 때문에…. 또는 학교에 적응 못해서…. 10대 초반 아이들의 가출이 늘어나 한해에 1만여명씩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중 상당수가 소년범죄로 이어진다. 이웃나라 일본도 소년범죄 문제가 심각하다.
일본의 가출 청소년들 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 다니며 범죄를 저지르는 '폭주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중에는 여고생을 납치 살해, 시체를 드럼통에 넣어 공사장에 버리기도 했고 한 유명 일간신문사 간부가 이들을 나무라자 집단 구타, 숨지게 하기도 했다. 폭주족들은 나이가 들면 야쿠자 조직원으로 팔려 나간다.
◈늘어나는 청소년범죄
최근 일본에서는 15세 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연이어 발생되고 있어 '무서운 15세'라는 말도 생겨나고 있다.
며칠전 도쿄(東京)시내 한 비디오점에 사제폭탄을 터뜨린 고교 2년생은 '사람을 부숴보고 싶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지난 5월에는 15세 소년이 고속버스를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다 68세된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같은 시기 성적 우수생으로 일류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던 한 소년은 '살인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65세 할머니를 흉기로 40차례나 찔러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8월에는 15세 소년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집 사람들에 대해 사소한 일로 앙심을 품고 심야에 방으로 뛰어들어 흉기로 3명을 살해,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도 있었다.
일본에서 청소년이 저지른 살인은 1990년 76건에서 98년에는 141건으로 두배 가까이나 늘어났는데 그 동기가 불분명한 점이 특징으로 지적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의 부모는 대개가 50세 전후의 나이로 소위 전후 일본의 경제부흥에 기여한 단카이(團塊)세대들이다. 고베시에서 발생한 초등생 목절단 사건 범인의 양친은 모두 50세, 버스인질 살인사건의 부모는 각각 50세와 47세, 살인 경험을 갖기 위해 노인을 살해한 범인의 부모도 각각 43세와 41세. 결국 전후 일본을 살찌운 세대의 2세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개인주의와 배금주의 탓
단카이 세대와 그후에 태어난 세대의 공통된 경향은 뿌리깊은 '개인주의'와 '배금(拜金)주의'에 빠져있는 점이라고 일본 지식인들은 개탄한다. 또한 경제적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상황에 몰입해 있는 세대가 아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다만 '다른 사람에게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대로 해도 좋다'라는 정도 밖에 없었다는 것.
IT(정보기술)혁명의 물결을 타고 지금은 과학문명 지상주의 조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기계를 인간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기계에 인간이 우롱당하는 시대가 왔다.
말을 배우고 사람들끼리의 만남을 통한 인성교육이 필요할 시기인 4, 5세때부터 대화가 필요없는 컴퓨터라는 과학문명의 우물속으로 뛰어드는 어린이들을 보며 미래를 우려하는 소리도 많다.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심어주자
친구도 없고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된채 TV, 컴퓨터, 게임기를 상대로 커가는 어린이들에게 시험과 성적이라는 또하나의 경쟁요소가 가미되면 상대방을 헤아릴줄 아는 마음을 심어주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아이들은 어른의 뒷 모습을 보며 자란다. 기성세대가 이 시대와 사회적 과제에 대해 진지하고 똑바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당연히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만 옳은가'를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다.
아오키 가즈오가 지은 소설 '해피 버스데이'에 나오는 주인공은 '세상은 살아 볼만하다'며 '태어나지 말아야 할 인생은 없다'고 외친다.
지금은 수능시험에 대한 해방감과 연말분위기 때문에 들뜨기쉬운 청소년들의 탈선에 더욱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곧 겨울방학도 시작된다. 친구도 만나고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독서도 하며 특히 가까운 곳의 여행을 통해 삶에 대한 새로움에 눈뜨는 계기를 만들자.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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