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귀국한 김대통령 국정쇄신 착수,동교동계 퇴진 확실시

김대중 대통령이 6박7일간의 노르웨이.스웨덴 방문을 마치고 14일 귀국, 본격적인 국정쇄신작업에 착수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서울 공항에서 귀국보고회를 가진데 이어 이한동 총리와 한광옥 비서실장으로부터 국정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내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두루 만나 의견을 듣고 연말쯤 당정개편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정개혁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김 대통령이 출국인사에서 『밖에서도 국정의 중요사항은 차질없이 챙기겠다』고 말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국정개혁의 큰 틀은 이미 성안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발표시기가 앞당겨 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여권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해 볼 때 김 대통령의 국정개혁 구상은 당정개편, 대야 및 자민련 관계 재정립, 경제회복을 비롯한 민심수습책 등 3가지로 모아진다.

우선 당정개편에서는 동교동계의 2선 퇴진이 확실시된다. 이는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퇴진론에 따른 여권 분열의 수습을 위해 필요한 조치이지만 가신(家臣)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 때문에서라도 교통정리가 필요한 사안이다.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관련해서는 진념 재정경제부장관과 이기호 경제수석 등 경제팀의 개편론이 점차 무게를 더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의 완료 시한이 다가오는데도 은행합병은 노조의 반발 등으로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야당으로부터 교체압력을 받아온 임동원 국정원장의 교체 가능성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으며 한광옥 비서실장과 남궁진 정무수석도 교체가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김 대통령의 국정개혁구상은 광범위한 인물교체를 바탕으로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고민은 최근의 경제불안이 민심을 "김 대통령의 노벨상 이야기는 더 하지 말라"는 수준에 까지 이를 정도로 악화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이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김 대통령의 레임덕이 급속히 앞당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게다가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경제의 특성상 이를 일거에 반전시킬 특단의 대책이 있을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특히 「4대 개혁만 완료하면 경제가 과연 살아날 것인가」라는 의문까지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 대통령이 내놓을 민심수습책의 내용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경찰 수뇌부의 파행인사에 따른 지역편중 시비도 수습 여부가 주목거리다. 청와대가『과연 공무원 인사가 편중됐는지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시정할 것은 시정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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