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청와대 총격"까지 조작했나

이번엔 청와대총기사건 조작의혹이라는 실로 충격적인 사실이 불거졌다. 도대체 이 정권아래서는 왜 이렇게 의혹사건이 많은가. 정말 국민들은 넌더리를 칠만도 하지 않은가.

물론 아직은 청와대와 경찰쪽의 주장과 청와대근무자라고 밝힌 사람이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에게 제보했다는 편지내용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뭐라고 딱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보자가 명색 국회의원에게, 그것도 폭발성이 엄청난 사건을 제보할땐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감수했다는 차원에서 헤아려 볼때 전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할 입장도 못되는 게 사실이다. 또 경찰쪽의 얘기도 당초 초동 수사단계에서 현장접근이 어려워 곧바로 검증을 못했고 당시 관련경찰들의 얘기도 핵심부분에선 조금씩 틀리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당시 발표했던 내용에서 이 사건 의혹제기 이후 조금씩 틀리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제보자의 얘기를 청와대측 얘기대로 전면 배척만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1년6개월전에 청와대경내의 경비초소에선 한 상급경찰관이 하급경찰관을 권총으로 사살했다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당시 경찰에선 청와대경내가 아닌 종로경찰서관내의 초소에서 경비 경찰의 총기오발로 동료가 사망했다고 발표 된것이다. 우선 경호기강이 얼마나 엉성했기에 대통령이 집무하는 경내에서 이런 사고가 나느냐하는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또 그게 만약 '진실'대로 대통령에게 직보되지 않고 허위로 보고 했다면 그건 바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아예 가리겠다는, 총기사건 그 자체보다 더 심각한 범죄행위가 아닌가. 또 그걸 은폐.축소 조작하기 위해 경호실장.경찰청장 경비 단장 들이 구수회의를 열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사람들은 도덕성차원을 넘어 정말 나라를 결딴 낼 사람들이 아닌가.

따라서 이걸갖고 야당과 시비만 할께 아니라 더 나아가 무조건 아니라고 부인만 할게 아니라 신뢰할만한 제3의 기관이 주도하고 시민단체의 참여아래 그 진상을 그야말로 투명하게 밝혀 국민들이 품고 있는 의혹이 상식적으로 풀리도록 설명을 해야 한다. 또 그 관련자들에겐 지위고하를 막론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당시 경비단장이 문제의 박금성 전 서울경찰청장 이었다니 그것도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렇게 하자있는 인물을 어떻게해서 고속승진으로 영예를 누릴수 있게 하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때 경찰인사의 호남독식이 빚어낸 또하나의 부작용으로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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