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략부재와 홍보부족 겹쳐",민주당 서영훈대표 귀거래사 파문

대표 교체설이 나도는 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15일 집권당 대표직을 맡았던 11개월간을 돌아보며 민주당의 구조적 문제점을 꼬집었다. 서 대표는 이날 당 외곽정책연구소인 새시대 전략연구소 창립총회에 참석, "우리당은 전략과 홍보가 부족하다"며 "야당 때 투쟁한 공은 있지만 정책.이념.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연수원 교재도 없는 등 당 운영에 문제가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작심한듯 "나를 (대표로)데려 올 때는 '밑에서 모든 일을 다 할 테니 앉아 계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막상 (당에)와서 보니 아무런 전략도 없었고 심지어 TV 출연 할 때 갖고 나갈게 없었다"고 그동안 아껴오던 말을 털어 놓았다. 그는 또 "민주당에 제일 부족한 것은 전략과 홍보"라면서 "개혁 및 대북정책을 국민에게 이해시키지 못해 국민적 합의가 따르지 않게 했다"고 자신을 포함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대통령은 여전히 개혁 마인드가 출중하지만 밑에 있는 사람들은 개혁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서 대표가 동교동계를 빗대어 말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소장파 한 초선 의원은 "개혁을 얘기하면서 정작 인사개입을 통해 자기사람 심기에만 급급했고 막후에서 당의 민주적 운영을 가로막은 동교동계 일부 실세들의 전횡을 꼬집는 말이 아니겠는냐"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인사말에서도 "말보다는 실천을 해야하고 합의한 것은 합의한 대로 복종해야 하는 것"이라며 비공개를 전제로한 각종 회의내용이 여과없이 노출되거나 정책수행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지적했다.

서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는 "당정쇄신 방향이 대표교체쪽으로 가닥잡히자 신변정리를 위한 발언이 아니냐", "동교동계 2선퇴진을 둘러싼 일련의 당내갈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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