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시격려용 선물 홍수 형식적이고 낭비 심해

지금 우리 집에는 재수한 큰애와 이번에 바로 입시를 치른 두 아이가 받아다 놓은 입시용 선물이 처치곤란으로 집안에 수북히 쌓여 있다. 우리 집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수험생 집안은 다 그럴 것이다.

집에는 잘 찍으라는 뜻의 포크와 손도끼모양의 플라스틱 장난감, 그리고 모형카메라와 필름이 있다. 또 잘 풀어 라는 뜻으로 받은 두루말이 화장지, 젖 먹던 힘까지 내라는 유아용 젖병까지 받아다 놨다. 그리고 권투를 빈다는 의미로 받은 권투 글러브, 꼭 붙으라는 뜻의 본드에다가 답이 잘 보이라는 돋보기까지 있다.

이런 선물들은 전문대 입시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계속 주고받을 것인데 이 쓸모 없고 유치한 입시 격려 선물들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다 부담스럽고 애물단지 일 것이다. 여기다 장사꾼들까지 합세해 이런 선물에 보통 포장만 두껍게 해 1, 2만원씩에 팔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라도 나서 이런 형식적이고 낭비적인 선물을 주고받지 않기 운동을 펼쳤으면 한다.

주연실(대구시 내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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