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낸 돈 우리가 감시하자".직장인 강부환(32)씨는 얼마 전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곳곳에서 도로 교체 공사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멀쩡한 도로를 연말만 되면 교체하는 이유가 뭡니까.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이미 확보한 예산은 모두 써버리자는 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예산낭비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더구나 아무리 시나 군에 건의를 해도 고쳐지지 않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결국 강씨는 인터넷 예산감시 사이트인 공공고발 센터(www. 0098.or.kr)에 고발을 하고 나서야 분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각 지자체의 무분별한 예산낭비로 시민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이러한 예산낭비 실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사이버 세금 감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예산낭비 사례를 접수하고 있는 공공고발 사이트는 시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 조사 활동까지 벌이고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사이버 예산낭비 파수꾼. 예산낭비 사례뿐만 아니라 세무 공무원들의 금품수수, 회계부정 사례 등 부정행위까지 감시하고 있다. 또 매월 '밑빠진 독'상을 선정, 최악의 선심성 예산배정과 어처구니 없는 예산 낭비사례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제일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 10월에는 보석 없는 보석 박물관을 지은 익산 시장이 선정됐고, 11월에는 천년을 후회할 천년의 문이라는 대형 조각물이 선정됐다.이밖에도 경제정의 실천 시민연합(www.ccej.or.kr),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www.pspd.org/pec)에서도 활발한 예산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산운용에 대한 감시활동뿐만 아니라 예산 징수에 대한 감시 사이트도 생겼다. 억울한 세금부과에 대해 불복하는 조세불복사이트(www. taxgo.co.kr)에서는 도저히 이런 세금을 못 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세불복 가능성 검토에서부터 불복서 작성 요령, 세무상담에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현식(31) 공공고발 사이트 기획감시팀장은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공무원들은 그 돈을 주인 없는 돈으로 알고 낭비를 하게 된다. 국민의 혈세로 이뤄진 국가 예산은 결코 주인 없는 돈이 아니라 바로 국민의 돈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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