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권.한화갑 투톱 주도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권노갑 2선 퇴진론'으로 야기됐던 민주당 지각변동이 권 최고위원의 전격 사퇴와 김중권 최고위원의 대표 발탁으로 일단락됐다. 김 대표 체제 출범에 대해 여권에서는 "당의 축을 '신주류 체제'가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연대를 표방했던 김중권-한화갑의 '투톱' 이 당 운영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후견인이나 다름없던 권 최고위원의 사퇴로 홀로서기를 해야 될 운명을 맞았다. 또 소장파의 리더로 급부상한 정 최고위원은 동교동계와는 상존할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김중권.한화갑=김 대표는 실세 대표의 이미지를 구축, 당 안팎의 여론을 주도할 태세며 한 최고위원도 당내 최대 계보인 동교동계의 결속을 이끌 것으로 보여 결과적으로 당내 역학구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은 또 이인제 최고위원과 당내 개혁파 세력 등 비판적인 그룹들에 대한 견제와 조정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대표와 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대표 권한이나 계파(동교동계)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개혁.소장파 의원들의 집중견제를 받게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또 두 사람 모두 여권내 차기주자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들이 '경쟁적 동지관계'를 얼마나 조화롭게 형성할 지가 관심거리다.

◇이인제=이 최고위원은 권 최고위원의 사퇴에 충격이 크다. 게다가 한 최고위원과 가까운 김 최고위원이 대표로 발탁됨에 따라 향후 취약한 당내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고민거리다.

당내 세력균형이 깨져 김 대표나 한 최고위원 및 개혁파 의원들과 홀로 맞서야 한다는 점이 엄청난 부담이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측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대항마로 나서려면 어차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며 "정치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빨리 찾아왔다는 사실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결과적으로 동교동계의 몰락을 불러온 정 최고위원은 일단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개혁.소장파 의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아 자연스레 이들의 리더 자리를 굳히게 됐을뿐 아니라 소신과 강단이 있는 젊은 정치 지도자, 더 나아가 차기 대권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이번 파문에서 얻은 수확이다. 하지만 실(失)도 크다. 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계가 등을 돌림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동교동계로부터 '정치적 폐륜아'라는 극언도 들었다.

◇권노갑=여권 개편의 가장 큰 피해자인 권 전 최고위원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장기칩거에 들어간 상태. 그의 측근들은 "정계은퇴가 아닌 이상 언제든지 복귀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컴백'할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그의 사퇴를 "김대중 대통령을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보고 있어 당장은 타격을 입었지만 여권내에서 이미지는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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