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포의 7번 국도 활주로울진 북면 주민 절반이 사고 당해

19일 오후 3시30분쯤 7번 국도 구간인 울진∼북면간 비상활주로.

북면에서 울진방면으로 달리던 짐을 잔뜩 실은 대형트럭과 승용차, 레미콘 차가 플라스틱 드럼통을 세워 만든 중앙선을 넘어 도로 중간 좌측편으로 난 좁은 길로 들어서려다 갑자기 급정차, 굉음을 내며 멈춰 섰다.

소형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큼 좁은 이 길 맞은 편에서 트럭 한 대가 비상활주로로 진입하기 위해 급히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

인근 주민 최모(31.울진군 죽변면)씨는 『사고는 면했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러한 위험천만한 '죽음의 질주' 광경을 목격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80년대초 군수물자 수송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건설된 군사용 비상도로를 겸하고 있는 이 구간은 직선 길이가 2.5km, 폭이 41m나 돼 스피드를 즐기려는 운전자들 사이에선 「울진의 아우토반」으로 불리는 구간.

탁 트인 이 구간에서 '카레이서'들은 시속 160km까지 질주, 추월경쟁을 벌이거나 갓길.곡예운행을 일삼아 각종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서 등 관계당국이 플라스틱 드럼통으로, 편도 1차선을 만들어 운행토록 유도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

지난 12일 오후 4시 안모(36.경남 진주시)씨가 몰던 승용차가 다른 2대의 승용차와 연쇄충돌, 안씨 등이 크게 다치는 등 올 들어서만 이 일대에서 2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4차선 확장.포장 등 각종 공사로 대형 덤프트럭들의 운행이 잦은데다 이들 차량들중 일부가 덮개를 씌우지 않은 채 운행, 도로에 흙과 돌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경운기나 소형차량 뒤에 바짝 붙어 상향등과 경적을 울리며 위협, 운전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특히 도로 인근에 레미콘 공장과 시외버스 터미널 등이 들어서면서 레미콘 차량은 물론 승객을 실은 버스들이 차선을 무시한 채 마구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소로로 무단 진입하고 있어 대형 인명사고 위험마저 우려되고 있다.

주민 장모(65.죽변면)씨는 『이 도로 개설후 후정2리 매정마을 50가구중 절반 이상이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거나 다쳤다』며 『논이나 죽변 시내를 가려면 이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신호등이나 횡단보도 하나 없다』며 안전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경찰 등 관계당국은 『버스와 레미콘 회사 등에 불법 좌.우회전 금지를 요청하는 등 교통단속 및 지도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으나 차량들의 난폭운전이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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