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권 체제, 어떤 인물로 짜여질까민주당 4역 등 후속인사 임박

민주당 김중권 대표 체제 출범 후 단행될 당4역 등 후속 인사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인선에 대한 당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실세 대표 체제로 당정을 시스템화하겠다는 것이 김대중 대통령의 당정쇄신 방향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짜여질 진용은 민주당내 권력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를 가늠할 수 있기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19일 "당이 어려울 때 함께 할 지도부는 개혁성과 함께 도덕성,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이중 개혁성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덧붙여 비토 분위기를 보이는 초.재선 그룹을 포용하는 선에서 인선을 매듭지을 뜻임을 내비췄다.

이럴 경우 사무총장으로는 현재 거론되는 문희상.김원길.김덕규 의원 중 문 의원이 돋보인다. 김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정무수석으로 새 정부의 개혁플랜을 함께 마련한 문 의원과는 이미 상당한 교감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다. 문 의원은 또 친 한화갑계에 속하면서도 '2선 후퇴론'을 둘러싼 당내 파문을 조기 수습하자며 젊은 그룹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책위의장은 당정조율을 원만하게 이끌어야 할 뿐 아니라 특히 경제문제에 전문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경제분야 행정경험이 있는 인물이 가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낸 홍재형 의원과 농수산장관과 야당의 정책위의장을 거친 재선의 강현욱 의원이 거론된다.

원내총무 자리에는 현 정균환 총무와 경합을 벌였던 임채정.이상수.장영달 의원이 다시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재건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변인에는 민주당 창당시 대변인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과 김영환.전용학 의원이 거명되고 있으며 박병석 대변인의 유임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동영 최고위원, 천정배.정동채.신기남 의원 등은 19일 "당4역 등 후속 당직은 최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인선해야 한다"며 "당의 정체성과 개혁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만큼 김 대표는 당을 개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개혁성을 상실할 경우 불만과 반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김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도 이날 대표로 지명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주 얘기를 나누면 그들도 나의 진면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초.재선 개혁파 그룹들을 포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김중권 대표체제, 민주당 5인의 득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권노갑 2선 퇴진론'으로 야기됐던 민주당 지각변동이 권 최고위원의 전격 사퇴와 김중권 최고위원의 대표 발탁으로 일단락됐다.

김 대표 체제 출범에 대해 여권에서는 "당의 축을 '신주류 체제'가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연대를 표방했던 김중권-한화갑의 '투톱' 이 당 운영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후견인이나 다름없던 권 최고위원의 사퇴로 홀로서기를 해야 될 운명을 맞았다. 또 소장파의 리더로 급부상한 정 최고위원은 동교동계와는 상존할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김중권.한화갑=김 대표는 실세 대표의 이미지를 구축, 당 안팎의 여론을 주도할 태세며 한 최고위원도 당내 최대 계보인 동교동계의 결속을 이끌 것으로 보여 결과적으로 당내 역학구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들은 또 이인제 최고위원과 당내 개혁파 세력 등 비판적인 그룹들에 대한 견제와 조정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대표와 한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가 대표 권한이나 계파(동교동계)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개혁.소장파 의원들의 집중견제를 받게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또 두 사람 모두 여권내 차기주자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들이 '경쟁적 동지관계'를 얼마나 조화롭게 형성할 지가 관심거리다.

◇이인제=이 최고위원은 권 최고위원의 사퇴에 충격이 크다. 게다가 한 최고위원과 가까운 김 최고위원이 대표로 발탁됨에 따라 향후 취약한 당내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고민거리다.

당내 세력균형이 깨져 김 대표나 한 최고위원 및 개혁파 의원들과 홀로 맞서야 한다는 점이 엄청난 부담이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측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대항마로 나서려면 어차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며 "정치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빨리 찾아왔다는 사실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동영=결과적으로 동교동계의 몰락을 불러온 정 최고위원은 일단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개혁.소장파 의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아 자연스레 이들의 리더 자리를 굳히게 됐을뿐 아니라 소신과 강단이 있는 젊은 정치 지도자, 더 나아가 차기 대권후보군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이번 파문에서 얻은 수확이다.

하지만 실(失)도 크다. 당내 최대 계파인 동교동계가 등을 돌림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동교동계로부터 '정치적 폐륜아'라는 극언도 들었다.

◇권노갑=여권 개편의 가장 큰 피해자인 권 전 최고위원은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며 장기칩거에 들어간 상태. 그의 측근들은 "정계은퇴가 아닌 이상 언제든지 복귀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컴백'할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그의 사퇴를 "김대중 대통령을 위한 대승적 결단"으로 보고 있어 당장은 타격을 입었지만 여권내에서 이미지는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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