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온난화·기상이변 보고

지구 온난화 및 기상이변과 관련된 보고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기후협약을 위한 합의가 계속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지구는 갈수록 위기 국면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는 징조가 곳곳에서 비치고 있는 것.

0…WMO(세계기상기구)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올해 나타났던 전세계의 주요 이상기온 실태를 종합해 19일 발표했다.

△허리케인·태풍·홍수=대서양에서는 연평균(10개) 보다 5개 많은 15개의 태풍과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다. 그러나 태평양에서는 평균(28개) 보다 적은 22개에 그쳤다.

태풍 사오마이는 일본을 거치면서 사상 최고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허리케인 키스와 고돈은 중미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인도서는 홍수로 1천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평균 강우량이 200~300㎜에 불과한 호주의 퀸즐랜드 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2월 한달에만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열풍·가뭄·산불=남동부 유럽, 중동, 중국 북부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다. 특히 불가리아·이란·이라크·아프간 등이 심했다. 미국 남부·서부에서는 몇달에 걸친 건조 기후와 가뭄이 50년내 최악의 산불로 이어졌으며, 8월 말에는 미국의 36%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찌는듯한 더위가 6, 7월에 집중된 남부 유럽에서는 터키·그리스·루마니아·이탈리아 일부 지방의 최고 기온이 43℃를 넘는 등 한세기에 걸친 각종 기록이 깨졌다. 불가리아에서는 무덥고 건조한 기후로 인해 1천400건 이상의 산불이 났다. 사모아 제도의 경우 섬 전체의 5분의 1이 화재로 소실됐다. 아프리카 중동부엔 3년 연속 가뭄이 계속돼 심각한 식량부족이 초래됐다.

△한파, 이상기온, 이상 강우=1, 2월 사이 중국·몽골 대부분 지역에 한파가 몰아닥쳐 큰 피해를 냈다. 같은 시기 인도에서는 300명 이상이 숨졌다. 이어 5월에는 볼가지방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서부지방에 예년 평균기온 보다 4℃나 낮은 추위가 이어졌다. 남미 파라과이는 6, 7월에 사상 최저 기온이 기록됐다.

반면 영국·노르웨이·미국·캐나다·일본 등은 지난 수백년 동안 몇번째 손가락에 들 정도로 따뜻한 한해를 지냈다. 알래스카 바로우 지방에서는 6월에 사상 첫 천둥이 쳤다.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50%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영국 기상청 과학자들이 평가했다. 이로 인해 2100년까지 지금보다 3℃ 정도 상승하리라 예상됐던 지구 기온의 중간값이 4.5℃ 가까이 상승하게 되며, 특히 기온 상승폭이 큰 지상의 상승폭은 당초 추산했던 4℃에서 6℃로 높아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한편 WMO는 올해 지표면의 평균 온도가 1961~90년의 평균보다0.32℃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써 지표면 평균 온도는 2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같은 지표면 온도상승은 140년간 5번째로 높았던 작년과 비슷한 것.

이런 가운데 미국이 지구온난화 방지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숲 조성도 지구표면을 더 어둡고 햇빛을 더 흡수하게 함으로써 아무 소용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오세아니아 대륙 북부 군도 국가인 파푸아 뉴기니에서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에 주민 수천명이 고지대로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뉴크 오브 요크 섬 경우 침수 위험이 임박한 5개 마을 주민 1천여명을 우선적으로 다른 섬으로 옮겼으며, 현재 연간 30㎝씩 침수가 계속돼 주민 4천명의 주거지를 전면 재배치키로 했다. 주민 모두가 1인당 1천곡 이상의 노래를 기억할 정도로 음악문화가 발달해 외부 세계에 '노래하는 섬'으로 알려진 인근 타쿠 섬 주민 400명도 조만간 바다에 보금자리를 뺏길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수백만명의 지구촌 해안 저지대 거주자들이 조만간 맞게될 대재앙의 예행연습에 불과하다고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이 보도했다. 이곳 주민들은 자연 재앙을 막기 위해 해안에 산호둑을 쌓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유럽 전역이 겨울로 접어들었지만, 겨울철 기온으로는 사상 최고온을 기록하는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흑고니가 예정보다 5개월 빨리 새끼를 낳았고 철쭉꽃이 피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사람들이 맨 셔츠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에서는 스키장의 눈이 녹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주에 21℃를 기록했다.

○…식물이 지구온난화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영국 과학주간지 네이처 7일자에 실렸다. 산업화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자 그것을 흡입하는 작은 숨구멍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숨구멍의 급격한 감소에도 생명활동이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는 대신 생명 유지를 위해 작용하는 '아라비도프시스 탈리아나라'라는 유전자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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