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평양 방문이 실현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게 정권을 인계할 날이 겨우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레임덕'인 클린턴 대통령이 8년 임기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마지막 작품으로 북한 미사일을 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자가 현직 대통령을 방문하는 관례에 따라 19일 백악관을 찾은 부시 당선자에게도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다.
그는 부시 당선자와 함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당선자 및 그의 팀과 상의하고 싶은 사안으로 이와 관련된 사실들을 짚어볼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 문제를 "끝장낼 기회를 맞을 지도 모르며 만약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한 것은 그가 어느 정도로 방북을 열망하고 있느냐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지금 때를 놓치면 북한 미사일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올 지도 모른다는 게 클린턴 행정부의 판단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가부간에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시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과 아직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일단 언급을 회피했고 그의 측근들은 부시 당선자가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일임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 말을 아꼈으나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여부는 아직도 유동적"이라고 전제하고 "부시 당선자로서는 말리고 싶지만 행여 비확산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저버렸다는 비난이 마음에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클린턴 대통령으로서도 "중대한 외교 정책의 하나인 대북 정책을 레임덕 대통령이 서두르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언론과 공화당 수뇌부를 비롯한 보수계의 우려를 한 쪽으로 흘려 버릴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교차 방문 이후 양국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부드러워졌지만 클린턴 대통령이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거듭 밝히는 것은 자칫 방북 성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8년 치적의 대미를 장식하기는 커녕 빛을 흐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외교소식통들은 이에 따라 금명간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 미사일 협상에서 북한이 어떠한 보따리를 풀러 놓느냐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 여부를 결정할 최종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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