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 바로세우기 운동 박재경-박인숙 부부

대구 봉덕동 미국인 아파트촌의 '패밀리 라이프 센터'(가정상담실) 박재경(55)·박인숙(50)씨 부부. 두 사람은 29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이자 가정 바로 세우기 운동 동지이다. 남편은 미국인 부부 갈등을 상담하고, 아내는 우리 신세대 엄마들에게 모유 먹이기를 설파하느라 이곳저곳 강의를 다닌다.

패밀리 라이프 센터는 고향을 떠나 한국에까지 와 있는 미군과 그 가족들의 고충을 상담토록 미군측이 만든 상담실. 박재경씨에게 책임이 맡겨져 있다. 그러나 박씨 부부의 일은 미군 가정 보살피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부부가 의기투합, 우리나라 가정들의 고민들도 어루만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 매 맞는 아내, 폭등하는 이혼율, 거리를 떠도는 청소년들…. 1976년 미국으로 떠났다가 20여년만에 돌아와 보니 한국 가정들이 미국의 불량가정들을 너무 많이 닮아 있더라고 했다. 첨단 기술, 요리술, 외국어 등 현대인이 습득해야 할 많고 많은 지식들 중에 '행복한 가정 만들기'는 왜 포함돼 있지 않은지 답답했다.

"남편 되고 아내 되는 일, 아버지가 되고 엄마가 되는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부부의 소망은 인생 후배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충분히 잘 안내하는 일이라고 했다. 20여년 간 미군들의 한국인 아내를 상담해 온 경험이 좋은 참고서. 미국 유학이나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덤으로 미국의 진짜 모습도 전해줄 생각이다. 물론 상담비는 한푼도 받지 않는다.

아내를 마구 두들겨 패 주고 싶은 남편, 당장 보따리를 싸고 싶은 아내, 죄 없는 아이에게 실컷 분풀이 하려는 엄마, 이제는 기어코 끝내야겠노라 다짐한 부부들…. 일단 이 상담실에 전화나마 한통화 해 보자. 053)470-6294

조두진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