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원형경기장을 공연장으로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느 나라 사람이었을까?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로미오와 줄리엣'은 중세 이탈리아의 베로나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 도시에 가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집이 있었다. 두사람이 사랑을 속삭였다는 줄리엣의 집 발코니와 무덤 등은 유명 관광지로 여행객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곳이라고 했다.
실존 여부가 확실치도 않은 문학작품 속 인물을 관광 상품화하는 기술이 놀라운 도시 베로나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야외 오페라 축제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베네치아 중간쯤에 위치한 인구 20여만명의 아름다운 고도. 해마다 6월말~9월초 사이 야외 오페라가 열릴 때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오페라 애호가들로 초만원을 이룬다고 했다.
야외 오페라가 열리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아레나)은 로마의 콜로세움보다 40년 정도 빠른 기원 후 30년에 세워졌다. 오페라를 보기 위해 베로나로 몰려드는 사람은 연평균 50여만명. 인기 작품이 공연될 때는 관객이 통로까지 빽빽히 들어차 2만명 이상 관람하기도 한다고 했다. 낮에는 느긋하게 관광하고, 밤에는 찬란한 조명 속에서 야외 오페라 감상이라는 특별한 기분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
마우로 트롬베타 예술감독의 설명은 더 흥미로웠다. "명지휘자 툴리오 세라핀이 고대 로마시대 원형 경기장에서 오페라를 공연하면 색다를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1913년 베르디의 '아이다' 공연으로 처음 시작됐지요. 1997년까지 '아이다'만 1913회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내년엔 베르디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베르디 작품만 무대에 올릴 예정이지요".
이 원형 경기장은 겨울철엔 예수가 태어난 말구유 모형 전시회장으로 이용되고, 엘튼 존, 핑크 플로이드, 프랭크 시내트라 등 대중 가수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로나. 고대 원형 경기장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활용해 오페라 공연장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